GM·폴크스바겐 등 인수 요청 거절
  현대차, 유력한 인수 주체 거론
“자본 수혈로 이자 비용 줄고, 
  R&D 공유 등 비용절감 내부잉여↑”

 

중국과 미국 등에서 판매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인수하면 글로벌 1위 자동차 제조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유진투자증권은 19일 ‘현대차가 FCA를 인수해야 하는 이유’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FCA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폴크스바겐 등에 인수를 요청했지만 두 업체는 공식 거절 의사를 밝혔다. 현대차는 인수를 부인하고 있지만 유력한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고 유진투자증권은 설명했다.

FCA는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지프, 닷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작년 판매량은 416만대였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FCA의 합산 판매 대수는 1,150만대로, 합병 시 글로벌 1위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FCA의 모든 브랜드를 인수할 때 가격은 11조2,000억원 수준, 마세라티·마그네티 마렐리 등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인수 가격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현대차의 지난해 별도 기준 순현금은 15조3,000억원으로 5조〜10조원 사이 인수 금액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FCA를 인수하면 자본 수혈로 이자 비용이 줄고, 연구개발(R&D)을 공유하는 등 비용 절감으로 내부 잉여가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세단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로 판매가 부진했던 현대차가 FCA를 합병하면 시장 트렌드에 적합한 판매 구성을 즉각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라인업을 2020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시간·비용·실패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인수합병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특히 중국의 사드갈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을 헤쳐 나가는 데 FCA 인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중국 시장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전기차의 규모의 경제 도달 시점이 경쟁사 대비 상당히 지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FCA를 인수하게 되면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주요 전기차 시장에 대한 진출의 장벽이 사라지게 되고 관련 기술과 부품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무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대미 자동차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해야 하므로 현대차의 크라이슬러 인수는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부품사 입장에서도 FCA 인수는 절실하다는 것이 증권사의 견해다. 중국 시장 성장 전략에 제동이 걸리게 됨에 따라, 부품 사들의 성장성은 몇몇 업체를 제외한다면 앞으로 완성차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FCA 인수를 통해 1,200만대 이상의 시장 베이스를 확보하게 된다면 계열 부품사들의 체력이 대폭 강화될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메이커로의 매출처 다변화를 이룰 수 있어 국내 부품 시장 경쟁력의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증권사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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