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농성 중단 기자회견
남은 교섭 3∼4차례 불과
차기 선거 일정도 예측불가
노조 넘어야 할 과제 산적

 

 

현대중공업 노조간부 2명이 25일 울산시의회 6층 옥상에 올라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옥상에 텐트를 치고 경찰 진압에 대비해 시너 한 통을 준비했다. 119구조대원들이 건물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있다.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타결과 구조조정 중단 등을 촉구하며 울산시의회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현대중공업 노조간부가 119일만에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교섭위원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차기 집행부 선거국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시의회 옥상에서 농성 중인 김진석 노조 수석부지부장이 20일 농성을 해제한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이날 오후 2시 옥상 농성장에서 스스로 내려와 시의회 청사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현대중공업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과 구조조정 중단을 위해 울산시와 시의회가 책임있게 나서라”며 지난 5월 25일 시의회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119일만의 농성해제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노조 소식지를 통해 “2년간 진행된 임단협이 끝난 것도 아니고, 교육과 휴업 등 회사 측 만행이 중단된 것도 아닌데 다들 아쉬워한다”며 “제 개인은 무더운 날씨에 시달려도 태풍이 불어도 더 버틸 수 있었지만, 임단협 마무리를 위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동지들 곁으로 간다”고 전했다. 교섭위원인 김 수석부위원장이 교섭 현장에서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차기 집행부 선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남은 교섭은 3~4차례에 불과한데, 극적인 타결을 이뤄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현 집행부 임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고, 규정상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는 차기 집행부가 선출돼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다음달 16일까지 후보등록을 하고 17일부터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24~25일 투표(과반 득표자가 없다면 이후 2차 투표)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이 일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노조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 4월 기존 현대중공업에서 나눠진 분할3사(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현대로보틱스)의 경우 직접 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근거도 마련되지 않았다.

분할 3개사의 선거구 배정안이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두차례 부결됐고, 지난 14일에 열린 세번째 임시대의원대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를 정회한 노조 측은 해당 안건을 충분히 검토해 수정·보안한 후 오는 21일 다시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의 범위를 사내하청노조와 일반직노조로 확대하는 안도 상정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올해 임금협상까지 겹친 ‘통합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감 부족 등을 이유로 회사는 사업부별 순환 휴업에 본격 돌입했다. 노사 측이 ‘휴직’과 관련해서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임단협 타결’을 전제로 하는 노조 측과의 2차전만 예고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노사는 2016·2017년도 통합교섭으로는 11차, 지난해 5월 상견례 이후로는 100차에 이르는 교섭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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