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자연대, "단말기 자급제, TV사듯 휴대폰 살 수 있는 길 열리는 것"

- 단말기와 판매 서비스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
- 휴대폰 판매, 다른 전자제품과 달랐던 이유? 20년간 유지 된 화이트리스트 제도 때문
- “2012년, 단말기 자급제도 시행됐지만 기업들, 단말기 유통관리 포기 안해"
- 대리점 가지 않고도 번호이동, 유심 교체, 별도 서비스 가입 가능해질 것
- 소비자 현혹하는 단말기 마케팅비 줄어들면 통신 요금도 인하 가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9월 20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문용 국장(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연구원)
 
◇ 정관용> 단말기 유통시장에 변혁을 몰고 올 것이다 이렇게 예상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한마디로 단말기 판매와 통신사 가입을 분리하는 그런 것이죠. 제조사, 유통업계, 통신사 또 소비자, 시민단체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던 그 사안입니다. 그런데 어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관련 법안 발의하면서 다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등장했는데요. 찬성, 반대 양쪽 목소리를 차례로 듣겠습니다. 먼저 찬성하시는 목소리 녹색소비자연대의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윤문용 국장을 연결합니다. 윤 국장님, 안녕하세요. 
 
◆ 윤문용> 네, 안녕하세요. 윤문용입니다. 
 
◇ 정관용> 제가 앞에 잠깐 소개는 했습니다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뭔지 좀 설명해 주세요. 
 
◆ 윤문용> TV와 유료방송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TV는 TV대로 나에게 맞는 상품을 구매하고 설치한 뒤에 IPTV나 지역케이블 나한테 맞는 상품을 다시 고민해야 되거든요. 그것처럼 단말기는 단말기대로 전자제품 대리점이나 백화점, 인터넷 등에서 구매하고 통신 서비스는 이통3사 또 알뜰폰 등 자신한테 맞는 유심 중심의 요금제를 구매하도록 단말기와 판매 서비스를 분리하자라는 게 단말기 자급제의 취지입니다. 
 
◇ 정관용> 보통 다른 모든 전자제품, 전자기기들은 다 그런 식으로 하잖아요. 
 
◆ 윤문용>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왜 유독 우리나라 휴대폰 시장만 그게 안 됐던 겁니까? 
 
◆ 윤문용> 기본적으로 한국 이동통신이 생기고 나서 지난 2011년까지 약 20년간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유지했습니다. 이 제도는 이통사가 휴대폰에 부여된 고유식별번호인 이 단말기 인증번호를 관리하고 자기 통신사에서 인증된 번호의 단말기만 개통하도록 시스템화 된거죠. 그래서 2012년이 되어서야 어느 통신사에서도 개통이 가능한 블랙리스트제도, 그러니까 자급제 단말제도가 행정적으로 도입했거든요. 문제는 이 자급제 단말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이통사와 제조사 간의 결합 판매,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계약으로 단말기 및 유통관리를 사실상 포기하지 않고 기업들이 자급제의 확산을 사실상 방해한다, 저희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거죠.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러니까 그동안에는 SK텔레콤 아니면 LGU+ 이런 대리점 같은 데 가서 삼성제품이나 아니면 LG 제품인 단말기를 한 100만원 주고 사면 2년 약정 가입하면 대신에 얼마 깎아줍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가입해 왔었잖아요. 
 
◆ 윤문용>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제 앞으로는 그냥 백화점이나 어디 가서 삼성이나 LG 제품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단말기를 사고 그다음에 SK텔레콤이나 LGU+ 이런 데 찾아가서 가입하고 이렇게 된다, 이 말이죠. 
 
◆ 윤문용> 그런 식의 판매행위가 가능하고요. 더 기술적으로 보면 알뜰폰을 써보신 분들은 쉽게 이해가 되실 텐데. 집에서 퀵이나 택배로 유심을 받아서 갖고 있는 단말기에 꽂아서 써도 이게 충분히 기술적으로 다 도입이 돼 있습니다. 쉽게 번호이동이나 또 유심, 별도의 서비스 구입을 하더라도 예전처럼 대리점에 찾아가서 이거 해 주세요, 주소록 옮겨주세요, 유심 가입해 주세요 이렇게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카카오뱅크처럼 이미 기존의 금융지점들이 지금처럼 많이 필요 없는 그런 정도로 기술혁신이 다 이루어져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거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시죠. 왜 그렇습니까? 
 
◆ 윤문용> 굉장히 간단한데요. 소비자의 선택권을 오로지 소비자에게 돌려주자는 겁니다. 그래서 TV처럼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고요. 통신서비스도 본인에게 맞는 요금제를 현재처럼 단말기 마케팅에 현혹돼서 합리적이지 못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이런 구조는 혁파돼야 된다라고 보고요. 그래서 현재도 이통사들이 단말기 마케팅에 약 1년에 약 7조 원이거든요. 이 중 유통점의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약 3조 5000억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비용이 적절한 것이냐. 현재 통신가입자 숫자가 6000만이 넘고 전 국민에게는 필수재라고 정부도 인증하고 있는데요. 이런 비용을 전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부담하는 게 맞느냐. 이건 맞지 않다는 것이죠. 
 
◇ 정관용> 이 제도를 도입하면 단말기 가격은 내려갑니까? 
 
◆ 윤문용> 그게 내려간다, 올라간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고요. 지금 TV의 경우도 마트에 가시면 1000만 원이 넘는 70인치 제품들 초고가 상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사이즈의 저렴한 상품들 다양하게 있죠. 
 
◇ 정관용> 있죠. 
 
◆ 윤문용> 그러니까 프리미엄 서비스는 자급제하더라도 가격이 비쌀 거고요. 다만 TV처럼 어떤 다양한 상품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폰들. 특히 중국폰들이나 외산품들에 대한 중소유통업자들의 판매 행위도 많이 이루어질 거고 하기 때문에 단말기 가격이 비싸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이 TV가 비싸다 이런 불만처럼 사라질 거다, 이런 주장을 하는 거죠.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

◇ 정관용> 통신비는 인하 효과가 생길까요, 어떨까요? 
 
◆ 윤문용> 저희가 한 차례 공개를 했었는데요. 지난 국정위 논란 과정에서 한 통신사가 국회 등에 설명한 자료를 보면 기본적으로 현재 단말기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 아까 7조 원 정도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중에 절반이 줄어들 걸로 보고. 그렇게 되면 가입자 1인당 요금제에 따라서 월 6000원에서 1만 2000원까지 요금을 낮출 수 있다, 이게 통신사들의 추산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반론을 펴는 측에서는 지금 단말기 시장에서는 삼성의 점유율이 또 이동통신사에서는 SK텔레콤의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일종의 독점 내지 과점 형태라서 경쟁 촉발로 인한 요금인하 같은 건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보조금이 감소되고 원스톱 서비스 제도가 폐지되고 고객들의 불만, 불편만 더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우려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문용> 기본적으로 TV 구매하면서 비싸다 불평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시면 삼성과 SK 점유율의 이유를 드는데요. 이들의 점유율은 지금 이 제조 대기업과 통신대기업이 서로 담합했다는 부분을 저희한테 신고를 해서 공정위가 조사 중에 있습니다마는 현재 가장 큰 대기업들이 사실상 담합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가령 삼성전자가 직접 파는 단말기는 통신사를 통해서 파는 것보다 10% 더 비쌉니다. 이미 소비자에게서 불편이 발생하고 있고 또 이 삼성전자가 직접 파는 단말기 등을 삼성스토어 등에 가서 보시면 대부분의 SK 단말기만 주로 재고가 있고 나머지 통신사들은 재고가 없는 그런 상황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미 지금의 시장점유율은 결합 판매로 인해 대기업들의 결탁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점유율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자급제가 된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단말기들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으로 열릴 거다라고 이제 판단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다른 업체들도 더 뛰어들 가능성도 열린다, 이런 거죠? 
 
◆ 윤문용> 그렇죠. 지금 중국 자꾸 외산품을 말씀드려서 좀 그렇지만 중국폰도 스펙들이 굉장히 좋거든요. 가격은 대부분 저렴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동통신 판매점 가서 중국폰을 구매하려고 하면 살 수가 없죠. 판매를 안 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자급제가 되면 이런 중국폰, 일본폰, 미국폰 다양한 폰들을 무역상들이 다양하게 유통을 할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윤문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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