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배려’라는 우리가 자주 쓰는 말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배려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어로 ‘understanding’라 표현 한다면 어떨까. 이해다. 이 의미는 ‘하심(下心)’을 가르키는 것이라 생각된다.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가 ‘하심’을 삶의 규칙으로 삼는다면 어떨까.

살다 보면 반칙을 많이 하게 되고 불교용어로 ‘업’을 수없이 지으며 살아 간다. 이러다 보니 규제가 생겨 선량하게 사는 사람도 괜히 그 규제로 억눌림을 느끼게 되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한다.

‘하심’도 좋고 ‘이해’도 좋으니 가슴 속에 담아 두고 살아간다면 삶 그 자체가 규제요, 룰이기 때문에 이해만 하면 간단해 질 것이다.  상대의 아래에서 상대를 바라 보니 자기 중심의 이해가 아님을 알 것이고, ‘understand’의 말뜻도 이해할 수 있다. 옛 현인들이 항시 말해 온 바로는 이해가 삶의 가장 고귀한 룰이라 하지 않았는가. 

작금에 70살 가까이 살아오면서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본 것 같다. 어감이 주는 느낌이 약간 소름이 끼쳤고, 난 이 말을 왜 모를까, 내가 무식한가 싶어사전을 찾아 보고 이해는 했지만, 사회가 얼마나 오염 됐으면 이런 단어가 일반 시민들 입에서까지 스스럼 없이 나올까 생각했다. 난 심히 유감스러웠다. 내가 사회 생활에 동 떨어지게 살아왔나. 직장에서 수십년, 대학교 교수로 십여년, 환경 운동을 20여년 하며 살아왔는데 말이다.

다시 한 번 자연 앞에 서서 잠시라도 있어보길 부탁하고 싶다. 그러면 ‘지족’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나에게 항상 감사함을 주는 존재임을 알 것이고, 그로 인해 교만과 애고는 사라지고, 단지 사랑이 솟아나 갈등과 투쟁이 없으며, 자연스럽게 질서와 겸손이 따르게 됨은 자명한일이다. 이렇게 아래에 서있는 이것이 우리말로 下心 아닐까.

하심이야 말로 삶의 꽃이요, 꽃의 향기이며, 룰이라 생각한다. 진실인지 혼란스러울 때 이해를 행한다면 ‘적폐청산’이라는 말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만사수연(萬事隨緣) 시안락법(是安樂法)’이란 말이 있다. 모든 것을 대할 때 인연이라 여기고 살아가면 행복하다는 말이다. 이해의 룰로 살면 고정된 교리가 필요치 않다고 하니 이해의 눈으로 마음으로 본다면 모두 행복해 지지 않을까. 

모두 下心의 자세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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