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상범 전 노조위원장의 블로그에 등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15년 전현직 노조위원장의 해외 자동차 공장 방문한 뒤 느낀 ‘해외공장 보고서’를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뒤늦게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전 위원장은 노사 모두 변해야 미래가 있고, 현재와 같은 대립적 노사관계로는 회사 미래는 물론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도 걱정된다며 특히 성과를 나누는 문제에 대해 이해가 충돌할 수밖에 없지만 생산성과 품질 원가 면에서 노조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성차 업체의 노사는 소비자의 불만과 협력업체의 원성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3차 납품업체 경영진이나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직원 대다수가 완성차 업체에 대해 적개심에 가까운 표현을 서슴지 않는 것은 완성차 노사를 ‘갑’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강퇴당하거나 퇴출이 기다리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한 뒤 노조 지도자들은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지향해야 하며, 우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망해봐야 정신차린다’는 말을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전 위원장의 주장은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전 위원장의 강조한 내용이 재탕, 삼탕이라고 폄훼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그동안 현대차 노조가 문제 인식에 대해 귀를 닫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같은 우려를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는 것은 현대차 노조가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지 못하거나 애써 도외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 때 중소기업계가 현대차 노조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노조 파업에 대해 불매운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이는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고스란히 협력업체 등으로 떠넘겨지는 현실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박탈감이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단일 최대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공룡과 같은 노조권력을 내세워 위기에 빠진 현대차의 현실과 협력업체를 무시하고 협조적 노사관계가 아닌 투쟁적 노사 관계로 이끌고 간다면 내수시장의 불신과 해외시장의 위기 등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지금은 투쟁노조 시대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현명하고도 합리적인 노조가 필요한 시기이다. 국내 단일최대 노조답게 성숙된 노조활동으로 이제 공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민들의 지적을 곰곰이 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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