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
 블로그에 해외공장 방문기 남겨 
“본질 말할 수 있다” 생각해 게시
“대립 관계론 車산업 미래 없어
 변하지 않으면 도태 깨달아야”

이상범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2015년 해외 자동차 공장 방문 후기를 남기면서 “현대차 노사는 소모적이고 대립적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상범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이 현재 현대자동차 노사관계에 대해 “소모적이고 대립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노사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2015년 전현직 노조위원장들과 함께 해외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후기를 게시했다. 2년여만에 뒤늦게 방문기를 쓰는 데 대해 그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심정”이라며 정년퇴직을 앞두고 “보고서를 제출할 기회가 영영 없을 것 같다”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여러 편에 걸쳐 중국 북경기차와 독일 금속노조, 러시아 현지공장 등을 다녀온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해외공장 보고서’라는 게시글을 통해 러시아 현지공장을 방문해 느낀 점과 ‘해외공장의 시사점’을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노사 모두 변해야 미래가 있다”며 “현재와 같은 대립적 노사관계로는 회사의 미래는 물론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도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성과를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노사간 이해가 충돌할 수밖에 없지만, 생산성과 품질 원가 면에서 노조도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완성차 업체의 노사는 소비자의 불만과 협력업체의 원성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 “2·3차 납품업체 경영진이나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직원 대다수가 완성차 업체에 대해 적개심에 가까운 표현을 서슴지 않는 것은 완성차 노사를 ‘갑’으로 보기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소모적이고 대립적인 노사관계로 우리(현대차) 스스로의 발목을 잡으면서 고도성장을 통한 고임금, 고복지, 고성과금이 가능했던 이유는, 진실로 솔직히 고백하건데 그동안 내수시장에 대한 독점적 지위와 협력업체에 과중한 고통을 부담시킨 결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우리(현대차)끼리의 잔치’는 유지해서도 안되고, 유지할 수도 없게 됐다”며 “우리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강제 당하거나 퇴출이 기다리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화의 출발은 냉정한 현실을 진단하고 노사간 신뢰관계 회복부터”라며 “경영진은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노조를 동반자로 보아야 함은 물론이고, 노조 지도자들은 시야를 보다 멀리, 넓게 보고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1987년 2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