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이번엔 ‘중도통합’

국민-바른 합종연횡 본격화
반대·불가 많아 성사 불투명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오른쪽)와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 공동 주최 국민통합포럼 '선거제도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소야대 정국 속 야권의 새판짜기가 한창인 가운데 ‘보수통합’에 이어 이번엔 ‘중도통합’ 바람이 거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통합 논의와 관련해 당내 의견수렴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19일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날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났다”면서 “(국민의당 내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양극단의 거대 정당이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는 만큼 온건하고 합리적인 중도세력이 중요한 때”라고 언급했다. 

실제 국민의당은 11월 초 국감이 끝난 뒤 의원총회를 소집, 당내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의총에서는 선거연대·정책연대·당대당 통합 등 모든 가능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주말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났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새판짜기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는 추석 연휴 전에도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을 만나는 등 바른정당 내 ‘자강파’와 스킨십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바른정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오늘 최고위원회에 공식보고하고 (국민의당의) 좀 더 구체적인 제안 여부에 따라 의원과 당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와의 회동은)국민의당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만났다. 처음 만난 만큼 한국 정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면서 “양당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고, 통합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을 확인하는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내 대표적인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도 “통합 논의를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실제 유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안에서도 개혁보수라는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같은 안보 상황에서 과거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한 안보를 지지하겠다고 하면, 또한 특정 지역에만 기대는 지역주의를 과감히 떨쳐내겠다고 하면 그런 분들과 통합 논의를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 논의를 한다면 (한국당에서도) 동참할 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당에 자극제가 될 것이란 얘기”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바른정당과의 중도연대·통합을 위한 국민의당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당내에서는 통합 반대·불가론도 만만치않아 당의 진로는 불투명한 상태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의 언론인터뷰를 거론하면서 “유 의원은 ‘국민의당이 햇볕정책을 포기하고 호남 위주로 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도저히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정당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정체성”이라면서 통합논의에 반대했다.

천정배 의원도 “이 상태에서 합당하면 중도보수화되고 개혁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며 “통합론은 절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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