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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DMZ 중국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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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11.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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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2,000km를 날아오는 강인한 새, 전설 속에서는 1000년을 산다는 영원한 새, 하지만 이제는 전세계에 6,00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귀한 새. 재두루미가 올해도 우리나라를 찾아왔다고 한다. 연미복 입고 우아하게 비상(飛翔)하는 두루미는 비무장지대(DMZ)를 마음 놓고 넘나들 수 있기에 행복하다.


 2012년 3월초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DMZ 내 판문점을 깜짝 방문했다. 아버지 김정일이 숨지고 넉 달 뒤였지만 김정은의 행보엔 거침이 없었다.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구역에 있는 판문각 전망대에 올라 쌍안경으로 남측 구역을 직접 살폈다. 남측에서 총을 쏘면 닿을 거리까지 얼굴을 내비친 것이다.


DMZ는 한반도 긴장의 최전선(最前線)이다. 사실 한국전쟁 때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던 아이젠 하워와 1983년 도널드 레이건 이후 조지 부시를 빼고 모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때 한미동맹에 기초한 ‘대북결의’를 과시하기 위해 방문했던 상징적 장소다.


냉전시대 서베를린은 수십만 소련군에 둘러싸인 섬이었다. 서독을 찾은 미국대통령은 모두 붉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점 파란 잉크 같은 서베를린을 방문했다. 1987년 6월 12일 레이건은 동·서 베를린을 가로지르는 장벽 앞에서 ‘고르바초프 서기장, 이 벽을 허무시오!”라고 외쳤다. 2년 후 그 장벽은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1월 8일 오전 판문점. DMZ(판문점) ‘깜짝 방문’이 기상 악화로 무산됐다. 짙은 안개와 중국발 황사가 겹치며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할 정도였다.
분단(分斷) 시대에 동맹국 대통령이 어디서 무슨 말을 하느냐는 동맹의 유효성(有效性)을 내외에 과시하는 효과가 작지 않다. DMZ 방문은 손님이 하겠다고 하면 주인도 예의상 막을 수 없는 사안이다. 미국의 군 통수권자가 위기에 처한 동맹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상징적 순간을 가로막는 데는 공교롭게도 중국발 황사도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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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주필

입력.편집 :   2017-11-13 20:37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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