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인터뷰] 제9회 아시아버드페어(ABF) 주관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이정학 대표

21개국 42개 단체 200명 참여
오늘부터 5일간 태화강 철새공원
일반 시민 탐조·체험부스도 갖춰

매년 떼까마귀·갈까마귀 찾아
태화강 어류·농경지 낙곡 주식
삼호대숲까지 최적의 숙영지

탐조대회·생태관광지 홍보부스
亞 철새보전 심포지엄 등 다채
행사장 출입구 등 AI 방역 철저

 

이정학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대표는 “이번 아시아 버드페어는 울산이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생태도시로 인식을 전환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아시아 버드페어(ABF·Asia Bird Fair)가 17일부터 4박5일간 일정으로 태화강 철새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아시아 각국의 생태전문가들로부터 울산이 생태도시임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태화강생태관광 활성화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ABF 주관단체인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이정학 대표를 만나 봤다.

- 아시아 버드페어는 어떤 행사인가.

▲아시아 버드페어는 생태관광 축제라고 보면 될 것이다. 탐조와 정보교류, 자국의 생태관광지를 알리는 홍보의 장이다.

2010년 필리핀에서 처음 ABF가 개최된 뒤 매년 아시아 각국을 돌아가면서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개최하는 것이다.

이번 ABF에는 아시아 지역 21개국 42개 단체에서 200명 정도 참여한다. 비공식 파트너인 영국, 호주 등지의 탐조인도 온다. 대회 참가 인원은 연 인원으로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시민들도 탐조 및 부스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아 아시아 최대 조류 축제의 장을 체험해 보길 권한다.

- 아시아 버드페어를 울산에 유치한 이유가 있나.

▲올해는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이 되는 해 인 데다 울산 방문의 해로 작년 이전부터 버드 페어 유치활동을 했다.

말레이시아와 최종 경합 끝에 울산으로 선정이 된데에는 최대 10만 마리의 까마귀떼가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를 도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시기에 철새 군무를 볼수 있는 곳은 매우 드물다. 태화강에는 여름철에는 백로, 겨울철에는 떼까마귀 등이 찾아오는데 이는 태화강의 자연환경이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보금자리인 삼호대숲은 철새들에게는 특급 호텔이라고 보면된다. 태화강의 각종 어류와 울산 주변의 농경지는 특급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에는 올해 2월에 개최하려고 했지만 AI로 인해 이번달로 개최 시기가 바뀌었다.

- 이번 박람회에 어떤 프로그램과 볼거리가 준비돼 있나.

▲태화강 탐조대회, 국내외 생태관광지 홍보부스 운영, 아시아 철새보전 심포지엄, 떼가마귀 군무탐조, 태화강 탐조투어 등을 준비했다.

떼까마귀 수묵화전, 떼까마귀 사진전, 태화강 물새사진전 등도 열린다.

이번 박람회에 오면 태화강에 대한 생태를 이해하고 아시아 각국 및 국내 생태관광지에 대한 정보 획득 및 학습을 할 수 있으며 생태관련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 7월 태화강 철새공원에서 열린 ‘태화강 백로 생태학교’

- 까마귀 군무는 언제 보는게 좋나.

▲백미는 석양 무렵의 군무다. 해가 질 무렵과 대숲에 날아들기 직전 전선에 앉거나 대숲 위를 선회하며 펼치는 떼까마귀 군무는 장관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군무를 독수리 등 큰 날짐승의 공격을 따돌리고 잠자리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수법으로 보고 있다.

까마귀떼가 철새공원을 찾는 것은 대나무가 촘촘해 상위 포식자들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데다 비바람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숲에서 밤을 보낸 까마귀 떼는 동이 트기 30분전 무렵 일제히 대숲에서 빠져나와 척과, 언양, 남창에서 멀리는 경북 영천까지 먹이 활동에 나선다.

- 까마귀가 예전에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시베리아 등지에 주로 사는 까마귀는 그동안은 제주도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러던 것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000년께부터 울산으로 월동지를 옮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울산을 찾는 까마귀의 대부분은 농경지에 떨어진 곡식과 해충 등을 먹어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로 동물의 사체를 먹어 흉조로 알려진 큰부리까마귀와 달리 길조(吉鳥)라는 것이다.

해마다 울산에 날아오는 10만마리의 까마귀중 90% 가량이 떼까마귀이고 나머지는 갈까마귀이다. 겨울철이면 이들 외에도 물닭 등 2만마리의 겨울철새들이 태화강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찾고 있다.

- AI 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이는데.

▲행사 전날부터 행사장인 태화강 공원 일대 모든 출입구에서 소독을 실시, 사람을 통한 AI감염을 막을 계획이다. 이와함께 까마귀떼 군무투어 동선을 태화강공원 내로 한정하고 있다. 매일 방제차량과 드론을 이용해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 울산공항, 태화강역, 호계역,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출입구 등에는 현수막과 발판소독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철새분변 검사도 행사기간중에 지속적으로 펼쳐 만일의 사태에 대응할 계획이다.

- 아시아 버드페어 뒤 태화강 생태관광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버드페어를 계기로 태화강이 생태관광지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내친김에 매년 조류탐사 대회를 열어 전국 관광객들로부터 생태관광 성지로 만들 계획이다. 예산문제에 대해서는 울산시 등과 협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는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나.

▲협의회는 2014년 구성된 뒤 이듬해인 2015년 사단법인으로 발족했다. 연간 1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 받아 태화강 생태자원을 관리하고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조류박사, 학계, 시민단체 등 30명으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 철새도래지로 계속 남기 위한 전략은.

▲이번 아시아 버드페어는 울산이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생태도시로 인식을 전환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까마귀떼도 먹이가 없거나 대숲 등 숙영지가 없어질 경우 더 이상 울산을 찾지 않을 것이다. 농경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자연 그대로의 대숲을 지켜나가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태화강 철새공원 인근은 국내외 생태전문가와 관광객으로부터 극찬을 받는 울산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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