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작년 지진 최대 피해 울주군 두서면 내와마을 가보니
1년 넘었지만 건물 외벽 곳곳에 금…균열 심했던 내와교회 재건축 중
지난 15일 지진 긴급재난문자에 황급히 대피소로…작년 공포 떠올라
포항시내 처참한 모습에 “어쩔꼬…대피소 있어도 겁나서 못 잘낀데”

지난해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울주군 두서면 내와마을의 내와교회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아마 겁나서 잠도 못 잘끼야. 안 겪어본 사람은 몰러... 지진이 얼매나 두려운지.”

16일 오후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내와마을. 이날 만난 최순영(74·가명)씨는 지난 15일 휴대전화 긴급재난문자 소리에 또다시 가슴이 철렁했다. 또 얼마나 강한 지진일까 놀란 마음에 황급히 지진대피소로 향했다. 

내와마을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울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마을주민들은 전날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때문에 한동안 잊었던 공포를 다시 상기하는 모습이었다.

최씨는 “지난해 강진 때 워낙 놀란 터라 지진 소식만 들어도 아직도 가슴이 철렁한다”며 “이번에는 피해 없이 넘어갔지만, 당분간 지진 때문에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TV화면으로 포항시내의 참담한 모습을 접한 한 주민은 연신 “어쩔꼬...”를 반복했다. 이 주민은 “지진을 한번 겪으면 대피소에 있어도 두려움 때문에 한숨도 자기 힘들다”며 “종일 혼란스러워하는 피해자들을 보니, 얼마나 무서울지 걱정되다”고 토로했다.

이들에게 ‘지진’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날의 흔적은 아직도 마을 곳곳에 남아 있었기 때문. 건물 외벽 곳곳에는 여전히 금이 간 채로 남아 있었고, 쇠막대로 지지대를 세운 집도 보였다. 심한 균열로 결국 건물을 허물고 만 내와교회는 이제 겨우 건물 뼈대를 세우고 있었다.

지난번과 달라진 점이라면, 대부분 주민들은 몸으로 느낄 만큼의 강한 진동에도 차분했다. 먹통이던 마을 스피커도 이번에는 지진소식을 재빨리 알렸다.      

두서면 외와마을의 문현달 이장은 “밖에 있다가 지진을 느끼고 곧바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당분간 여진으로 신경이 곤두 설 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경상북도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의 여파로 16일까지 총 46회(오후 5시 기준)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중 진도 4.0~5.0 미만의 여진은 1회, 3.0~4.0 미만은 3회, 2.0~3.0미만은 42회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총 6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1,000여명의 이재민이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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