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생 게이코는 점장이 8번 바뀌는 동안 한 편의점에서 18년 째 일한 모태 솔로다. 매일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매뉴얼대로 정리된 편의점, 매뉴얼대로면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편의점 일상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 그녀를 괴롭히는 건 오히려 ‘편의점 밖’ 세상이다. 30대 중반인데 왜 아르바이트만 하는지, 왜 연애 해본 적은 없는지 캐묻는 바깥세상이다.
무라타 사야카의 소설 ‘편의점 인간’은 제목부터 관심을 끌었다. 작가는 실제로 18년째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 수상작품으로 시상식 당일에도 편의점에서 일하고 왔다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편의점이 우리에게 주는 안락과 안심의 정체는 무엇일까. 365일 24시간 그곳에 가면 늘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편의점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을 이용하고, 죄책감을 갖지 않는 냉혹한 소시오패스가 아니다. 공감력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의 내면 풍경을 그렸다는 점에서 각별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편의점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인 편의점 실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험 운영 중인 무인 편의점 내부는 계산대에 사람이 없다는 것 말고는 일반 매장과 별차이가 없다. 무인 편의점은 평소 출입문이 잠겨 있다. 신용카드로 인증을 받아야 출입문이 열린다.

무인점포 이용 방법을 모르거나 신용카드가 없어 출입문을 열지 못하는 사람들은 발길을 돌렸다. 무인점포는 신분증 확인이 불가능해 술과 담배를 팔지 못한다. 심야 시간대에 많이 팔리는 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매출액은 줄어들 수 있지만 인건비 절감으로 이익이 더크다는 얘기다. 무인 편의점이 늘어나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온 편의점이 일자리가 사라질 가장 큰 업종이 됐다. 뒤늦게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땀값이 얼마나 귀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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