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e-NIE’ 교육 등 활발하나 
4차 산업혁명 포용하기엔 한계
지역 특색 배인 프로그램 개발로
미디어교육의 선봉장 되길 기대

 

 

하영경
울산 방어진고등학교 교사

필자는 지난 10월에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됐던 2017 미디어교육 전국대회를 참관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에서 후원하는 이 대회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교사 연수에 가까운 전국 단위의 행사다. 본 행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준희 학생의 발언이었다. 박군은 이공계열이었음에도 불구, 언론 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언론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그 이면엔 신문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환경을 제공한 고등학교 재학 시절이 있었다. NIE(신문활용교육) 선도학교에 재학했던 박군은 매주 월요일 1교시 NIE 시간에 신문 기사를 스크랩한 뒤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미디어 교육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 스마트폰을 소유하지 않은 학생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사실 이전 세대보다 요즘 세대 청소년들이 훨씬 더 뉴스를 접하고 시청하는 횟수가 많다. 여러 뉴스에 신속하고 다방면으로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기사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 가짜 뉴스에 속기 쉽고, 팩트 체크(Fact Check)가 되지 않은 체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디어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4차 산업혁명’과 ‘2015 개정교육과정’ 흐름에 맞춰서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미디어교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e-NIE(온라인 뉴스활용교육 프로그램)’가 있다. ‘e-NIE’는 45여종의 신문을 온라인상에서 구독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신문보기, 검색하기, 신문 스크랩 기능과 함께  신문 제작까지 가능해 온라인신문교육에 최적화 돼 있다. 특히나 교사에게 교안 제작(수업지도안 작성과 학생 활동지를 배포)까지 할 수 있도록 고안 돼 있다. 포미 사이트(forme.or.kr)에서 운용되며 권한을 부여받은 교사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결과 쉽게 접할 수 없는 타 지역의 지역신문을 신속하게 접할 수 있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는 장점이 있었다. 더불어 개인 아이디가 부여, 여러 시간에 활동한 내용을 누적해서 저장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그렇다면 울산 미디어교육의 현황은 어떠할까? 울산시교육청의 온라인 뉴스활용교육 프로그램 ‘e-NIE’ 지원 학교는 현재 초등학교 6교, 중학교 7교, 고등학교 8교로 총 21개교이다. 교과수업 시간 및 동아리 시간 동안 제공된 프로그램으로 활발한 미디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유관기관과의 협약을 통해서도 실질적인 미디어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정책이나 학교생활, 청소년 문제 등에 대한 글을 학생들이 직접 기자가 되어 작성하는 울산매일신문의 ‘청소년기자단 활동’과 1일 기자체험을 제공하는 ‘경상일보 NIE 프로그램’ 등이 그 예이다. 

이런 활발한 활동에도 ‘4차 산업혁명’과 당장의 ‘2015 개정교육과정’을 맞이하기엔 노력이 더 필요할 듯하다. 울산의 미디어교육을 위해 앞으로의 나아갈할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교에서 신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박준희 학생처럼 이공계열 학생들에게도 신문이 어렵거나 먼 것이 아닌 일상적인 일이 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곳에 신문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현장에 있는 교원을 위한 다양한 연수를 개발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e-NIE’나 여타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려면 교사 자체가 어느정도 매체와 기기에 익숙해져야 하므로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교원 연수는 교육 내용적인 면을 풍부하게 하고 미디어교육에 대한 인식적인 면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울산교육 자체의 특색 있는 미디어교육을 개발·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신문사나 미디어교육과 관련된 센터를 통해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수립하거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울산만이 가지고 있는 지역 특색을 활용, 그것을 자유학기제나 진로교육과 아우른다면 울산교육만의 미디어교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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