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당분간 냉각기 갖고
실무교섭 통해 의견 조율키로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을 두고 현대자동차 노사가 잇따른 협상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연내타결'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현대자동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임단협 36차(회사기준·노조기준 38차) 본교섭을 벌였다. 윤갑한 사장과 하부영 노조지부장을 비롯한 노사 교섭위원 60여명이 참석해 오후 3시부터 진행된 협상은 1시간만에 종료됐다.

이날 당초 회사가 임금과 관련해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 것이란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왔지만 서로 의견 차만 확인했다.

노사는 당분간 냉각기를 갖기로 하고 실무교섭을 집중적으로 벌여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다음 본교섭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노사는 △성과급을 비롯한 인금성 인상 △정년 연장 △해고자 3명에 대한 복직 △정비·모비스의 실질임금 요구 등 주요 쟁점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날 본교섭 이전 실무교섭에서도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것은 ‘임금성'이다. 앞서 회사는 두차례에 걸쳐 내놓은 제시안은 별도의 기본급 인상 없이 평균 4만2,879원 수준의 호봉승급분(정기승급 2호봉+별도승급 1호동)과 성과급 250%+150만원(복지포인트 10만원 포함), 개인연금 5,000만원 등이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을 고려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임금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년연장 등 제도를 개선하라는 요구도 함께 하고 있다. 정년연장을 두고 노조는 고령화 시대 현대차가 미래지향적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회사는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현실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해고자 3명의 복직 문제도 회사는 ‘복직 불가'라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교섭에서 노사는 어느 쟁점 하나에서도 좁혀지지 않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연내타결을 위해 노사가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공휴일을 제외하고 평일만 10일이 남았는데,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찬반투표 등 일정을 고려하면 약 일주일안에 잠정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올해 임단협은 지난 8월 노조 집행부 선거 일정으로 중단됐다. 하부영 집행부가 출범한 후 지난 10월 말부터 교섭을 재개했고, 이날까지 8차례 본교섭을 벌였다.

사실상 박유기 전 집행부가 마무리짓지 못한 교섭을 넘겨받은 하부영 집행부는 당초 회사와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올해 협상을 끝낼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1공장에서의 코나 추가 생산 마찰과, 노조의 파업 단행 등으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8일과 19일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4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15일에도 4시간 파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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