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보건소·경찰서 등 조사 나서…18일 숨진 환아 부검 실시

17일 오후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원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던 신생아 4명이 두 시간 동안 잇따라 숨진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환아 부모와 국민을 상대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이대목동병원 정혜원 원장은 "신생아중환실에서 치료 중이던 4명의 환아에게서 16일 오후 5시 40분쯤부터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에도 사망하고 말았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의료진은 16일 오후 5시 44분쯤 처음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환아를 대상으로 20여분 간의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정상 상태를 회복시켰다. 그러나 한 시간쯤 후 다시 심정지가 발생한 해당 환아는 2시간 동안의 심폐소생술에도 결국 사망했다.

또 첫 심정지 발생 이후인 오후 7시 23분과 9시, 9시 8분에 세 명의 환아에게서 연달아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측은 이들 4명의 환아를 상대로 총 6차례의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결국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환아의 부모들은 16일 오후 11시 7분쯤 경찰에 직접 해당 상황을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행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9시부터 11시 사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 중이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가가 잇따라 숨졌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신생아중환자실의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처음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 같은 사태를 예측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병원과 관할 보건소, 경찰서 등 관계 당국은 조치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오는 18일 숨진 환아들에 대한 부검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 오전 1시쯤 해당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밝혀진 양천구보건소 역시 관련 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보건소 의약과 관계자는 "의료진으로부터 '전염병'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들었으나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병원 측의 발표 도중 '숨진 아이의 아빠'라며 모습을 드러낸 한 보호자는 병원 측이 브리핑 예정 일정조차 알리지 않았다며 "유가족 대상으로 한 (설명의) 자리를 먼저 마련해야 할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현재 숨진 4명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의 신생아중환자실 환아들은 전원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들은 거듭 "죄송하다"고 밝히면서도 "신생아중환자실에 일반인들이 출입하고 다녔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 등에 대해선 묵묵히 입을 다문 채 자리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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