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환경보존과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서 순기능
기능붕괴땐 식량안보 사태·이상기후 등 사회 혼란
市도 조직·시설 확대 등 미래 농업 대비 앞장 노력

 

 

신호철 울산시 도시농업정책담당 사무관

“신 사무관 요즘 하는 일이 재미있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아닙니까?”“농경사회도 아닌 최첨단 시대에 뭔 멍멍이 풀 뜯어 먹는 소리야?”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모임에서 나눈 대화다. 필자 말의 사전적 의미는 “농사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 즉 농사를 장려하는 말”이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농업과 농촌하면 힘든 농사와 삶, 가치 부족 등 좋지 않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지인의 생각도 이와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농업과 농촌의 기능을 살펴보면 경제적 기능, 환경 보전의 기능, 사회 문화적 기능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이 있다. 경제적 기능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 안전한 식품 제공이다. 이것은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환경 보전의 기능은 수질 정화, 대기 정화, 수자원 함양, 홍수 조절, 폐기물 처리, 그리고 토양의 보전 등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 문화적 기능 예로는 국민정서 함양, 전통문화 유지와 보전, 지역사회 유지, 아름다운 경관 제공 등을 들 수 있다. 농업생산 활동이 영위됨으로써 농촌과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에 의해서 생산되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기능들이 붕괴되면 어떻게 될까? 몇 가지 예를 보자. 먼저 경제적 기능인 식량의 안정적 공급 중단으로 식량안보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다음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대량 탈농이다. 이는 도시의 교통 혼잡과 주택가격 상승, 실업자 증가, 빈민 발생과 빈민가 형성, 범죄의 가능성 증가 등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전문가와 국제기구의 이에 대해 평가는 어떨까? 전문가에 따르면 농업과 농촌의 기능은 2009년 기준 불변가치로 166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환경보전 147조원, 문화·경관 16조원, 식량안보 2조원, 농촌 활력제고 1조원 순이다. 

국제기구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1996년 세계식량농업기구 농업 각료회의에서는 로마 선언문을 통해 “환경 보전, 도시화 완화, 농촌 공동체 활력유지, 국가 위기 시에 피난소의 역할, 문화적 유산 전승, 아름다운 농촌경관 제공과 같은 다양한 가치를 가진다”고 선언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농업과 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2013년)에서 농업과 농촌의 기능에 대해 도시민 10명 중 5명이 인정했다. 국가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도시민 82.0%, 농업인 73.6%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시도 농업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치 창출과 유지를 위해 농업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1,432억원을 농업정책에 투입했다. 지난 12월 11일 확정된 2018년도 농정관련 예산은 약 309억원이다. 이 예산은 친환경농업육성, 미곡종합처리장 시설 개보수, 특용작물 시설 현대화 등 222개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신규 사업을 대폭 발굴 했다. 지역농산물 판매 촉진과 시민들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2개소)를 비롯해 청년 농업인의 영농정착 지원 등 38개 사업을 내년에 시행한다. 

조직도 확대했다. 지난해 7월 ‘도시농업정책팀’을, 올해 9월 ‘동물방역팀’을 신설했다. 도시농업정책팀은 도시농업과 귀농·귀촌 정책을 추진한다. 동물방역팀은 동물의 질병 예방 등의 업무를 한다. 조직 신설로 시민의 안전한 축산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농업 육성과 귀농·귀촌 활성화로 과거에 없던 새로운 농업의 가치를 창출 중이다.  

아울러 ‘울산광역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 계획’ 연구용역을 약 5,000만원을 들여 금년에 완성했다. 용역에선 ‘살고 싶은 명품 울산농촌, 미래 성장 동력의 울산 농식품 산업’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발전 방향은 ‘특화농업의 품목별 경쟁력 강화로 농가소득 안정, 친환경농업의 기반 조성으로 안심 농식품 관리 시스템 구축, 농업의 6차 산업 활성화로 농촌 마을 공동경제 생활권 정착’ 등 세 가지다. 이것은 울산의 농업이 더욱 발전하고 도약하는데 마중물 역할과 함께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농업과 농촌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다원적 가치를 제공하는 한편, 재앙으로부터 인류의 삶을 지켜주는 수호자 역할을 한다. 평가절하의 대상이 아니다.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할 산업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시각과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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