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위원장과 10년 7개월 만…2007년 6월 盧 전 대통령 이후 처음
문 대통령, 사회적 대타협 중요성 강조하고 노사정위 복귀 촉구할 듯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산입 범위 등 노동현안 의견 조율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동계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 문 대통령,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이날 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 노총을 포괄하는 사회적 대화 체제의 복원을 위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 등 양대 노총 지도부를 각기 다른 자리에서 시차를 두고 만난다. 한국노총 지도부와는 오찬을 함께하고, 민노총 지도부와는 차를 나누며 환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대 노총을 따로 만나는 이유에 대해 "노동 현안에 대한 양대 노총의 입장이 다르고 정리가 안 된 상태"라며 "아직은 같이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양대노총 중 더 관심이 쏠리는 쪽은 민노총이다. 일단, 현직 대통령과 민노총 위원장의 단독 만남 자체가 무려 10년 7개월 만인 데다, 현 정부와 좁혀야 할 거리가 민노총쪽이 더 멀기 때문이다.

2007년 6월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이 청와대를 방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며 비정규직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한 것이 마지막 단독 만남이었다.

보수 정권 때는 2010년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샤란 버로우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을 접견하면서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을 함께 만난 적이 있으나, 대통령과 민노총 위원장의 단독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11년 만에 이뤄지는 민노총 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사.정(勞使政) 토론회에서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김동진/정치/ 2004.5.31(연합뉴스 자료사진)

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대타협, 특히 노사정 대타협 없이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사회적 대화의 정상화'는 넓게는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가 노동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내는 체제의 복원을 의미하며, 좁게는 노·사·정의 대화 무대인 노사정위원회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현재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월 한국노총이 '쉬운 해고'의 근거인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에 관한 지침' 강행처리에 반발해 노사정위를 탈퇴하면서 완전히 중단된 상태로, 문 대통령은 이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건배사를 들으며 웃음 짓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와의 만찬 이후 한국노총은 사실상 노사정위 복귀를 선언했으나, 민노총은 당시 만찬에 불참한 데다 새 지도부 선출 일정이 맞물려 노사정위 복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노총 지도부와의 이날 간담회는 지난 연말 새로 선출된 김명환 위원장이 청와대의 대화 요청에 응해 성사된 것으로, 만남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오는 24일 노사정위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노사정대표자 회의'에 참석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만남 자체가 24일 노사정대표자 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프리미팅(사전모임)의 성격이 있다"며 "문 대통령은 당연히 김 위원장에게 노사정대표자 회의 참석을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회동에서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민감한 노동 현안에 대해서도 큰 틀의 의견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간 경영계는 1년 내 지급된 모든 정기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서 최저임금에 산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으나,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또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일 경우 휴일근무수당의 중복할증 여부를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여당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으나, 여당 일각에서 경영계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목소리가 나와 노동계가 반발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회동에 한국노총 측에서는 김 위원장과 산별노조 대표자 24명 등 지도부 32명이 참석하며, 민노총 측에서는 김 위원장과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이 참석한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반장식 일자리 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이 배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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