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한 곳 강진 재발 가능성 많지만
수많은 변수에 공간·시간적 예측 힘들어
지진 조기경보 위해 단층 조사 연구 시급

 

김병민
UNIST 도시환경공학부 조교수

2016년 경주지진, 2017년 포항지진, 잇따른 강진과 수많은 여진들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지 않으리라 믿어왔던 것들이어서 그러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2016년 경주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기본적인 용어조차 혼동되는 기사와 보도가 나갔었다. 대표적으로 규모(지진의 절대적인 강도로써 거리와 상관없음)와 진도(흔들림의 정도로 써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체로 작아짐)의 혼동이다. 하지만 곧바로 그러한 것들은 바로 잡아졌고, 많은 전문가들이 동원돼 지진에 대해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마도 지금 즈음이면 많은 분들이 지진에 대해서 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액상화와 같은 아주 전문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말이다. 울산에 살면서 지진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많은 분들이 지진에 대해서 더 잘 알고, 또 그에 따라 대비, 대응을 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매달 칼럼을 쓰고자 한다.    

지진을 공부한다고 하면 다들 물어본다. “그럼, 여기에는 언제 지진이 발생 할 것 같아요?” 매우 재미있고, 총체적이며 깊이 있는 질문이다. 지진 발생의 공간적, 시간적 가능성을 물어보니 말이다. 사실, 지진이 언제 발생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발생하는가도 중요한 것이다. 멀리에서 발생한 지진은 그렇게 큰 피해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하튼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안타깝게도 “잘 모른다”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진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지진은 주로 지하의 땅덩어리(암반덩어리)가 갑작스럽게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진동의 형태로 지표면까지 전달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땅덩어리는 왜 움직이는 것일까? 맨틀이라고 하는 지각 바로 아래에 있는 두꺼운 암석층이 열대류로 인해 움직이고, 이에 따라서 지각이 같이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다. 맨틀의 대류 현상은 약 3억 년 전에 형성된 판게아라는 뭉쳐진 하나의 대륙이 현재의 대륙의 형태로 분리되었다는 대륙이동설과도 관계가 있다. 요즘에는 GPS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 지표면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계측을 할 수 있다. 지진활동이 많은 히말라야산맥과 캘리포니아의 산안드레아스 단층 주변은 매년 약 5cm 정도 움직인다. 그런데 땅의 움직임 자체만으로는 지진을 일으킬 만큼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움직임이 땅덩어리의 마찰력과 점착력 때문에 어느 정도 방해가 되어 스트레스(혹은 에너지)가 쌓이고 있다가, 마침내 움직이려고 하는 힘이 방해하려고 하는 힘보다 커지게 되면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갑자기 분출하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로 이런 현상이 지하 수 km에서 수십 km 사이에서 발생하는데, 아직 우리의 과학과 기술로는 그런 깊이에서의 스트레스 축적과 땅덩어리의 저항력을 정확이 알기가 쉽지 않다.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히 언제 어디에서 지진이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지진이 발생했던 곳과 단층(지진이 발생하면서 땅덩어리가 끊어져 어긋난 구조)이 있는 곳이면 언제든 다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한 위치에서의 단층의 규모, 이동특성, 과거 지진이력 등을 활용하여 향후 지진 발생 가능성을 확률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질문을 조금 바꾸어 보고 싶다. “여기에 지진이 다시 발생할까요?” 대답은 “예”이다. 이미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는 지역에는 언제든지 다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단층을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한 이유이며, 우리나라도 규모 5이상의 지진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 “정확히 언제” 발생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아있다. 지구내부는 조사가 어려운 면이 있어 우주만큼이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언젠가는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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