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동해를 누비던 청어 떼도 
북해도를 헤엄치던 꽁치 떼도 
과메기가 되려면 구룡포에 와야 합니다. 

구룡포 투명한 겨울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 
며칠을 덕장에서 참고 또 참아야 합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갈 때마다 
뚝뚝 기름이 떨어지고 
시간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붉은 속살이 꼬들꼬들 여물어 갑니다. 
푸른 동해를 누비던 청어 떼도 

북해도를 헤엄치던 꽁치 떼도 
구룡포에 와서야 비로소 과메기가 됩니다.  

 

김현욱 시인

◆ 詩이야기 : 귀한 인연으로 구룡포에서 4년간 직장 생활을 했다. 구룡포에서 속 깊은 아이들과 소탈한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구룡포 특유의 활력과 강한 생명력을 느꼈다. 아이들의 시와 일기장에는 늘 비릿한 구룡포 바다가 출렁거렸다. 특히, 겨울이 오면 아이들은, “엄마를 과메기에게 뺏겼다”고 말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과메기 덕장에 일손이 모자란 탓이다. 과메기란 말은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算稿)」 ‘관목어(貫目魚)’에서 유래한다.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서 말렸기 때문에 눈을 뚫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관목어라고 불렸다. 관목어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과메기가 된 것이다. 최근에 포항테크노파크 연구진들이 과메기에서 항 알코올성 간질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입증해 특허출원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래서 그런가. 과메기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면 좀처럼 취하지 않는다. 구룡포 과메기 많이 드시고, 볼거리, 먹을거리 넘치는 구룡포로 가족과 겨울 여행도 오시라. 잊지 못할 추억이 될 테니. 
◆ 약력 : 김현욱 시인은 1977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다. 2007년 진주신문 가을문예에 시가, 2008년 월간 어린이동산에 중편동화가 201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됐다. 시집 「보이저 씨」, 동시집「지각 중계석」 , 동화집「박중령을 지켜라」등을 펴냈다. 해양문학상, MBC창작동화대상,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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