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수확
황대헌은 2바퀴 남기고 넘어져 '메달 실패'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효준이 플라워세리머니 때 포디엄으로 올라가며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 아이콘' 임효준(한국체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에 올림픽 신기록으로 첫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임효준은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0초48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2분10초555)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임효준의 기록은 '대표팀 선배' 이정수(KBS 해설위원)가 보유했던 기존 올림픽 기록(2분10초949)을 0.464초 앞당긴 신기록이다.

함께 결승에 나선 황대헌(부흥고)은 아쉽게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임효준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145명의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포디움 높은 곳에 오르면서 '태극전사 1호' 금메달리스트의 영광을 차지했다.

임효준은 또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22번째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무려 7차례나 수술대에 오르는 고난을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평창올림픽에서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여준 임효준 덕분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당한 '노메달 수모'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임효준은 예선부터 한 수 앞선 기량으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순항했다.

그는 남자 1,500m 예선 4조에서 스타트 이후 선두로 달리다 9바퀴를 남기고 잠시 4위로 내려왔지만 6바퀴를 남기고 앞으로 재빠르게 튀어나와 2분13초891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임효준이 2분 10초48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효준은 예선 3조에서 1위를 차지한 황대헌과 함께 나선 준결승 3조 경기에서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올라 '금빛 질주'를 예감했다.

운명의 결승전. 임효준은 대표팀 동료 황대헌을 포함해 무려 8명의 선수와 결승전 무대에 올랐다.

결승전에는 캐나다의 '베테랑' 샤를 아믈랭을 비롯해 1,5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의 싱크 크네흐트, 헝가리의 간판 샤올린 산도르 류까지 쟁쟁한 선수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임효준은 레이스 초반 중하위권에서 황대헌과 선두 추격을 엿보다 9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나란히 속도를 올렸다.

임효준과 황대헌이 선두를 놓고 자리바꿈을 이어가는 가운데 4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의 크네흐트가 무섭게 치고 오르며 선두를 낚아챘다.

하지만 임효준은 곧바로 크네흐트를 따돌리고 선두를 되찾은 뒤 안정된 질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두 손을 번쩍들었다.

임효준은 경기가 끝난 뒤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1위를 표시하며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했다.

역시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황대헌은 두 바퀴를 남기고 넘어지면서 레이스를 끝내지 못했다.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황대헌이 레이스 도중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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