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 1만2천여명 인구 순 유출
통계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이 빠져 나가
미래 부동산 수요 위해 특단 대책 내놔야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우울한 소식이다. 작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인구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됐던 2031년보다 4년 빠른 2027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2027년 이후엔 인구가 감소한다는 말이다.

우리 울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2월 인구동향(잠정)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울산의 출생아 수는 9,400명으로 2016년(1만900명)보다 13.8%나 줄어 출생아 수 감소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이 되는 혼인건수도 마찬가지이다. 2017년 울산의 혼인건수는 6,300건으로 2016년(7,000건)에 비해 10.0%나 급감하여 또 다른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멜서스의 인구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과거에는 인구가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는 인구가 국력이나 마찬가지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을 넘어 결혼 이외의 사회계약, 이민을 장려하는 등 새로운 방법까지 적극 모색 중이다.

부동산 측면에서도 인구는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모든 경제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 가격이 결정되는 시스템을 유지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다. 공급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이제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공급과잉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요한 점은 수요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또한 마찬가지이다.

수요는 인구수와 가구 수, 소득수준, 외부유입 인구 그리고 연령별 인구수 등 다양하다. 허나 기본은 인구수다. 인구수가 줄더라도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가구가 분화되기 때문이다. 이혼, 기러기, 별거 그리고 졸혼 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다. 허나 이렇게 분화된 1인 가구는 대부분 소득수준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출생아수와 혼인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지고 있는 울산은 인구감소라는 심각성을 몸으로 느껴야 할 때다.

인구의 이동도 중요하다. 자체적으로 인구를 확대재생산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라도 끌어와야 한다. 내부수요가 부족한 지방의 경우 이렇게 외부에서 끌어올 수 있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울산은 여기서도 우울한 숫자를 내놓는다. 2017년 인구이동 통계를 살펴보면 울산은 한 해 동안 1만2,100명의 인구가 순 유출됐다. 통계를 집계한 이래로 가장 많은 인구가 유출된 것이다. 이런 불안한 상황은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2018년 1월에도 700명이 울산에서 타지로 빠져나갔다.

울산의 인구가 감소하는 가장 큰 요인은 산업경기의 침체이다. 직장이 없어 울산을 떠나는 지금의 현상은 부동산 측면에서는 정말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직주근접은 부동산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단순한 명제다. 집은 직장 근처에 위치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직장이 사라진다면, 집도 사라진다는 의미다. 산업경기의 침체로 인구가 유출되는 지금의 울산은 추후 집값 폭락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혼인 또한 중요하다. 혼인을 통해 새로운 가구가 생기면 부동산시장에는 신규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집을 가진 유주택자의 경우 기존의 집에서 다른 집으로 옮기는 대체수요이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기여도는 낮다. 허나 혼인을 통해 새로 생겨나는 가구는 완전한 신규수요로 수요 확보 측면에서 부동산시장에 큰 기여를 한다.

미래의 부동산 수요인 출생아, 현재의 신규수요를 발생시킬 수 있는 혼인 그리고 안정적인 대체수요인 인구의 이동, 이 모든 것이 줄어드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 울산,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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