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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폭로는 하되 끝까지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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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정 기자
  • 승인 2018.03.11 22:30
  • 댓글 0

울산매일 UTV 문화예술인들의 수다(TALK)-‘미투운동,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

조숙 시인 “미투운동에 용기 내  참여한 여성들 눈물 세상 물길을 바꿀 것”
강연하 극단 ‘결’ 대표 “‘지속될 것인가, 아닌가’ 문제 아니라 이어지도록 해야”
김민경 ‘룬디마틴’ 보컬 “이번 미투운동 악용되는 일 많아져서는 안된다”

강연하 마당극단 ‘결’ 대표, 조숙 시인 , 김민경 인디밴드 ‘룬디마틴’ 보컬(왼쪽부터)이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 한 공연장에서 함께해 ‘미투운동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


대한민국은 지금 여성들이 주도하는 커다란 운동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바로 ‘미투운동’(#Me Too Movement). 미국의 #MeToo 운동과 법조계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고백으로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은 문화예술계, 정치계, 의료계 등 사회전반에서 여성들의 고백과 지지,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투운동을 남녀관계와 상관없는 ‘권력형’ 혹은 ‘갑질’ 성폭력의 문제라고들 말하는데 왜 여성들은 개별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있을까? 여성들의 폭로는 지속될까? 울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미투운동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미투운동은 계속 이어져야 하며, 악용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편집자 주

-참석자
  조  숙(울산작가회의 부회장·시인)
  강연하(마당극단 ‘결’ 대표·공연 기획자)
  김민경(인디밴드 ‘룬디마틴’ 보컬·공연장 ‘플러그 인’ 운영)
-사회 : 고은정 울산매일 문화부 차장

- 요즘 어딜 가도 ‘미투운동’ 이야기인데···

▲강=사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용기로만 봤고 이렇게 커질지 예상 못했다. 법조계, 연극계, 방송계, 영화계, 정치계, 의료계 등 짧은 시간에 사회 전반에 전방위적으로 폭로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휴대폰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누구 이름이 떴는지부터 보게 된다.

-왜 미투운동이 특히 문화예술계에 끊임없이 이어질까? 

▲조=일단 문화예술계에 그만큼 많은 일이 벌어졌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또 아무래도 예술을 하는 이들의 영혼이 특히 자유롭지 않나(웃음).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감성이 발달한 사람이 많다보니 다른 분야 쪽 사람들보다 부당한 일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강=공감한다. 사실 미투운동의 대상은 우리사회 각 분야에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다. 문화예술계에서 먼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것은 사례가 많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분야에 비해 덜 경직된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폭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공직사회와 비교하면 예술가들은 작업하는 분위기 자체부터 자유롭다. 초반에 문화예술계에 동시다발적으로 폭로가 이어지면서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지금의 사회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폭로 대상에 왜 진보계 인물들이 많을까

▲조=아무래도 그 쪽 분야의 분위기가 건강하기 때문에 먼저 터지는 게 아닐까. 누군가 얘기하더라. 보수 쪽에 미투 대상이 훨씬 많은데 분위기상 ‘내가 폭로를 할 때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아서라고.


-미투운동과 관련해 본인의 경험을 얘기한다면?

▲김=꼭 집어서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무대에 서는 일을 하다 보니 언짢은 일을 많이 겪는다. 특히 라이브무대이긴 하지만 소주를 파는 곳에서는 무조건 공연을 하고 싶지 않다. 공연을 하다보면 사람들은 노래를 귀 담아 듣기보다 야릇한 시선으로 몸 전체를 훑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무대에서 내려오면 ‘한잔 하라’고 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수고했다고 좋은 감정으로 권하는 경우지만 한두 번 불쾌한 일을 당하면 호의인줄 알면서도 거절하고 그 자리를 급하게 뜨는 상황도 많다. 

▲조= 어느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내 얼굴을 손으로 만지며 “너는 어디서 왔니?, 귀엽게 생겼다”라고 하더라. 그 사람은 내가 평소 시끄러운 사람이란 걸 몰랐나 보더라.(웃음) 나는 “집에서 왔다 왜?”라고 소리를 지른 경험이 있다. 이 나이에 귀엽다하면 고마워해야하나? 참 언짢았다. 

-왜 여성들은 신분까지 노출하며 고통스런 기억들을 폭로하고 있을까? 

▲김=나쁜 기억을 지우려는 한 방편일수도 있고, 기억을 끄집어 내 폭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워낙 SNS가 발달해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강=사회가 발달할수록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는 흐름 또한 활발하다. 무엇보다 사회의 커다란 문제에 촛불을 들고 대처하면서 시민의식이 많이 형성됐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여성들이 민주 사회로 나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제 내 권리가 찾아지지 않을까, 찾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고 그래서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조=예전에는 ‘여자가 왜 민소매를 입고 길거리를 다니냐? 그러니까 성폭행을 당하지.’, ‘너 왜 하필 그 시간에 왜 거기를 갔냐? 그러니 당했지’라고 했다. 이제는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 욕으로 폭행을 당하는 거나, 주먹으로 폭행을 당하는 거나, 성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거나, 다 폭행이고 그건 당한 사람이 아니라 폭행한 사람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용기도 많아졌지만 문화 자체가 성숙했다. 

- 여성들의 폭로는 지속될까?

▲강=‘지속될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용기를 내서 폭로를 했는데 돌아온 건 고소장뿐이라는 기사를 봤다. 절대 안 된다.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국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 주고 지지를 보내야 한다. 폭로는 하되 끝까지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 

-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개인적 견해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정말 유명한 정치인이나 저명인사들을 겨냥한 이슈로만 그쳐선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이번 미투운동이 사회전반을 올바르게 변화시키기보다 악용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강=  바닥까지 다 드러내서, 이번 운동이 제대로 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길에 밑거름이 돼야한다. 이제 우리는 한걸음을 뗀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여성들이 울면서 처참한 표정으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걸 볼 때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과연 누가 제대로 된 도움이 주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저 눈물이 세상을 뒤집을 것이다. 세상의 물길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리=고은정 기자
촬영=고태헌·임경훈 기자 편집=임경훈·신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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