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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무재 DS가스텍 대표이사
  • 승인 2018.03.12 22:30
  • 댓글 0

스마트폰 생활의 편리함 선사했지만
생각하는 여유·아날로그 감성 빼앗아
아주 잠시라도 휴대폰을 멀리해보자

 

이무재 DS가스텍 대표이사

이른 아침이지만 따뜻한 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에 설레는 3월의 어느 날, 지인들과 함께 떠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단 하루 떠나는 짧은 여정이지만 들뜬 기분은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 톤에 스며들어 버스 안은 시끌벅적 즐거움의 환호로 가득 차 있다. 버스가 한참 고속도로를 달리던 바로 그때, 아뿔싸! 휴대전화를 차 안에 두고 온 것이다. 달리는 버스를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난감함에 들떠 있던 마음은 순식간에 걱정들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여행을 오긴 했지만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여기저기 연락할 곳도 있고 짬짬이 처리해야 할 일들도 있건만, 지금의 이 상황은 지갑을 두고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이 외출을 했을 때 보다 더 황당하고 불안했다. 잠시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1995년 휴대폰을 사기위해 1년 동안 적금을 넣었었다. 드디어 휴대폰을 손에 쥐게 되던 그날, 성공한 사업가가 된 듯 한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삐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초창기 휴대전화는 이동하면서도 전화를 할 수 있기에 시간을 절약해 주며 사업상 많은 도움이 됐다. 거래선들의 연락처와 주소는 기본이고 기념일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정보와 개인취향등 사업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기본 정보를 휴대폰에 저장해 두는 것은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애창곡도 노래방 기기별로 휴대폰에 저장해 두었다가 비치된 책에서 번호를 찾지 않고 원하는 노래의 번호를 바로 눌러주는 재치를 부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던 것이 바로 휴대전화였다.

휴대전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업상 필요한 일정과 정보들도 점점 더 기기 속에 탑재가 되고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니 차안에 스마트폰을 두고 먼 길을 떠나는 이 사람의 황당함은 어떠했으랴?

작은 기기 속에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들이 탑재해 있는 스마트폰은 매력적인 도구다. 하지만 그 작은 기기가 ‘디지털 탯줄’로 우리를 속박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과도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심지어 “차에 치어 죽을지언정 스마트 폰을 보면서 길을 걷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혀를 차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운전을 하다가 잠깐 신호대기를 하는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SNS를 확인하고 답장을 하거나 포털사이트를 검색한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생활의 편리함을 선사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날로그적 정서를 앗아간 것 또한 사실이다. 전화번호를 외우는 수고를 덜어주고 엄청난 번호를 저장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각종서류에 가족관련 내용을 기재할 때 가족의 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휴대전화 속에 저장된 번호를 찾아 적으며 씁쓸함을 느꼈을 것이고, 가족들의 저녁식사 풍경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며, 추억을 담은 사진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들여다 볼 수 있는 사진첩을 떠난 지 오래됐다. 

외로움과 고독함에 노출돼 있는 현대인들은 타인과의 소통과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스마트폰의 SNS를 상당시간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과는 침묵한 채 다른 곳에 있는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들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봄기운이 전해지는 창밖의 풍경들을 바라보며, 이제는 되돌릴 수 없음을 자각하고 스마트폰의 속박이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서 하루를 보내어 보자고 마음을 정리했다. 내려놓고 나니 주변 풍경과 함께한 지인들의 목소리와 표정이 더욱 생생하게 보였다. 전화기로 연신 사진을 찍느라 보지 못했던 발아래 푸릇푸릇 돋아나는 초록의 새싹들이 보였고, 이제는 제법 따스한 봄바람에 묻어오는 봄 향기도 진하게 느껴졌다. 돌아와 차안에 방치돼 있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걱정과 불안과 초조함이 무색하리만큼 별일이 없었다. 씨익~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부재중 전화의 첫 버튼을 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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