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전격적인 중국 방문에 이어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3일로 예정된 남북 합동공연을 관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일 저녁 남측 예술단의 단독 공연이 열린 동평양대극장에 부인 리설주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남북 문화교류의 현장에서 평양시민들과 함께 '한류'를 즐긴 김 위원장은 남측 예술인들과 기념촬영까지 하는 등 관심을 쏟았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김 위원장의 첫 방중이면서 집권 이후 첫 외국 방문이기도 했다. 그는 다른 보통 국가의 정상들처럼 부인을 대동하고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환대를 받았다.

방중 김정은 부부, 시진핑 내외와 오찬(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양에 돌아온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에는 북한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얼어붙었던 북남관계가 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은 것은 전적으로 그 기회를 제공해주고 길을 열어준 IOC의 공로"라며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신설된 국무위원회의 위원장에 추대된 직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특사 일행을 만나는 등 외교적 행보에 나서는 듯했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핵·미사일 개발에만 올인하며 일체의 대외 행보를 자제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찾았을 때도 그를 만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최근 열흘도 안 되는 기간에 정상외교에 이어 스포츠외교와 문화외교에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대외 행보의 보폭을 넓히는 것을 두고 본격적인 국제무대 데뷔에 앞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최근 광폭 대외 행보는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바탕으로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제사회에 데뷔하는 모양새"라며 "특히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악마화됐던 자신의 캐릭터를 희석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해 여러 나라가 외교관계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등 심각한 외교적 고립을 겪었다"라며 "이 같은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올해 초부터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외 행보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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