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병규 교수에 들어본 ‘위식도 역류 질환’
임신·비만으로 복압 상승 하부식도 조임근 약해져 위산·음식물 역류
과음·흡연·기름진 음식·커피·탄산음료도 원인…내시경으로 진단
두달간 약 복용하면 증상 없어져…약물 중단땐 6개월내 80% 재발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병규 교수가 속쓰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속쓰림은 흔히 찾아오는 질환이다. 이 경우 그냥 속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쉽게 넘어가기 쉽지만 자주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병규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약물로서 치료가 잘 되는 병이므로 증상들이 있다면 참지 말고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금방 몸이 좋아진다”고 조언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원인과 치료, 관리에 대해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병규 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원인= 위식도역류질환은 정상적으로는 소장으로 내려 가야할 위산이나 음식물이 거꾸로 식도로 올라오면서, 식도나 후두 등에 손상이나 자극을 주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들 ‘신물이 올라온다’라고 많이 표현한다. 이렇게 강한 위산에 대해 위는 스스로 방어 작용을 하지만, 식도는 방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손상이나 자극을 받아서 통증 등의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위산이 거꾸로 역류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부식도 조임근이 약해지면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하부식도 조임근이라는 것은 식도와 위 사이에서 밸브역할을 하는 근육인데 음식물이 내려 갈 때는 열리고 다른 때는 닫혀서 위산 역류를 방지하는데 이것이 약해지면 위산이나 음식물이 역류하게 된다. 

일상생활 속의 위험인자들을 살펴보면, 임신이나 비만 등으로 배안의 복압이 올라갈 때도 역류가 잘 생기게 된다. 또한 과음, 흡연, 기름진 음식, 그리고 커피나 탄산음료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증상= 위식도역류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역류 증상이다. 역류 증상이라는 것은 위액이나 위내용물이 목이나 입으로 역류하는 것인데 입에서 시거나 쓴맛이 나게 된다. 보통 과식을 하거나 식사 후 눕게 되면 증상이 잘 발생한다. 환자들은 “신물이 올라온다”, “속이 쓰리다”, “식도가 화끈거린다”, “속이 답답하다”, “입이 쓰다”는 등의 표현을 많이 한다. 그 밖에 비전형적인 증상으로서 만성기침 혹은 헛기침과 후두이물감이 있다. 천식도 생길 수 있다. 주위에 보면 이유 없이 계속 잔기침이나 헛기침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 목안에 가래나 이물질이 낀 듯이 불편한데, 아무리 없애려 해도 잘 안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들도 상당수는 위식도 역류질환 때문이다. 

◆진단= 일단 가슴이 쓰리거나 위액이 입으로 올라오는 전형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 위식도역류질환을 강력히 의심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증상이 있을 때 보통 위내시경검사를 많이 한다. 환자의 약 반 정도에서 식도 하부에 상처가 발견되는데, 이렇게 내시경으로 진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은 있지만 위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런 때에는 약을 우선 사용하고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관찰하거나, 24시간 식도산도검사라고 해서, 위산이 역류하는 정도를 정밀하게 알 수 있는 검사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치료= 치료제로는 위산분비 자체를 줄여주는 위산분비 억제제, 이미 나와 있는 산을 중화시켜주는 제산제와 위산을 빨리 아래로 내려가게 하거나 식도조임근을 강화시키는 위장운동촉진제 등이 사용된다. 치료가 잘 되는 경우는 하루 한 알 정도의 위산분비 억제제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 보통 2∼3일 내에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약 2개월 정도 치료하면 증상도 없어지고, 내시경검사에서 보였던 식도의 상처도 많이 호전된다. 그러나 약물을 중단하면 6개월 이내에 약 80%까지 재발한다. 일단 치료가 잘 돼서 약을 끊고 난 후 증상이 재발한다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매일 복용할 수도 있고, 증상이 있을 때만 약을 먹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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