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논의 급물살 …2000년 올브라이트-김정일 이후 최고위급
'최고위급 북미대화' 트럼프 발언에 접촉주체 놓고 한때 보도 혼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EPA],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극비리에 방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고위관리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내정자와 김 위원장은 5월∼6월초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최대 의제에 해당하는 비핵화 조건 등에 대해 사전에 조율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되며, 북미정상회담 준비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복심'인 미국측 특사와 '불량국가' 독재 지도자 간 극히 이례적 만남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에 관한 직접 대화를 위한 기초를 쌓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풀이했다.

폼페이오 지명자의 '은밀한 특명'은 그가 국무장관으로 지난달 지명된 이후 부여됐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번 북미간 접촉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래 가장 최고위급이라고 WP는 전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CIA 전담팀을 진두지휘하며 북미 정보당국 간 막후 채널을 가동,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조율 작업을 주도해왔다.

미국 행정부는 폼페이오 지명자의 '비밀 방북' 약 일주일만인 지난 8일 북미 간 직접 접촉 사실을 확인하며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공식 취임한 이튿날(9일)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 회의 인사말을 통해 북미 간 직접 대화 사실을 직접 확인하며 '5월∼6월초'라는 시간표를 재확인, 일각의 연기론을 일축했으며, 12일에는 "나와 김정은의 회담이 아주 멋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12일 상원 외교위의 인준 청문회에서는 "북한의 불가역적 비핵화 전에는 보상이 없으며, 아무도 우리가 대통령의 (북미정상) 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합의 도달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결정할 조건들을 펼쳐놓을 수 있으며, 미국 정부가 그것에 대한 조건을 적절히 설정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 주 팜 비치의 개인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최고위급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했다"고 언급, 북미 간 접촉주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저녁 포토타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나눠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으나, 백악관 풀(공동취재) 기자단은 당시 기자단으로부터 이런저런 질문이 동시에 쏟아졌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어떤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것인지 모호하다고 전했다.

혼선이 가중되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대화에 관해 말하자면 대통령은 최고위급 차원에서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한 것이며, 직접 자신이 함께 있었던 건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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