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재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최근 국내 최대 커피 매출액을 차지하는 S커피전문점에서 새롭게 출시한 메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한 잔에 6,000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점심식사 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될 정도다. 반면 폭락하는 가격과 소비 감소로 시름에 빠져있는 곳이 있다. 달걀을 생산하는 양계농가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3월말 달걀의 산지가격은 68원으로 급락했고, 이마저도 대량DC를 적용하면 50원에 매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지에서 달걀 100개를 줘도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도 못 사는 것이다. 소매가격도 전년과 비교해 45% 급락하며, 대형 할인매장의 판매가격은 업계 추정 생산원가인 110원에도 못 미치는 100원으로 떨어져 버렸다. 

작년 초만 해도 한판에 1만원도 넘었던 달걀가격이 이렇게 떨어지는 원인은 공급량은 증가한 반면 소비량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발생한AI 때문에 산란계의 36%인 2,500만 마리가 살처분 됐고, 가격이 뛰니 대량 입식에 나선 결과 적정 사육 마릿수인 4,700만 마리보다 800만 마리가 많은 5,500만 마리의 산란계가 형성됐다. 이에 반해 달걀 소비량은 2017년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파동 이후 평년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달걀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농가, 정부, 소비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양계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노계 강제 도태’에 사육농가들이 적극 동참해 공급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정부는 달걀을 가공용으로 냉동보관해 시장에서 격리해 공급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무더기 입식 때 가격이 폭락할 것이 뻔한데도 손 놓고 있었던 일을 반복해선 안 된다. 소비자들도 달걀 소비운동에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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