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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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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덕상 울산음악치료교육연구회장·동대초교장
  • 승인 2018.05.14 22:30
  • 댓글 0

뜻깊은 기념일로 여겨져 왔던 스승의 날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의미 퇴색됐지만
배움의 마음 열어 좋은 제자로 거듭나야

 

우덕상 울산음악치료교육연구회장·동대초교장

 국어사전에서 찾아본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고 기록돼 있다. 스승의 본 뜻은 『훈몽자회』에 불교의 중을 ‘스승’이라 하고 있고, 근세까지만 해도 중을 높여 부르는 말로 ‘스님’이란 호칭을 사용했다. 스님은 곧 ‘사(師)님’이었고, 스승은 ‘사승(師僧)’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은 일찍이 불교가 왕성했던 고려시대부터 쓰인 말인데, 중을 존경해서 부를 때 ‘한자승(師僧)’이라는 호칭을 썼던 것이다. 이것이 변해서 스승이 된 것이다.

오늘날의 ‘스승’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뜻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정신적인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자신의 정신적인 지주로 삼을 수 있는 스승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스승은 제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제자 역시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 정신적 지표로 삶고 바른 삶을 실천할 때 제자 인정받는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교사가 스승이라는 전제는 오류이다. 물론 모든 교사가 스승이 될 수도 있지만 스승이 곧 교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교사가 마치 스승인양 착각하여 제자들이 존경하지 않는다고 개탄하는 것은 착각이다. 제자들이 그런 교사를 정신적 지주로 받아들여 마음의 스승으로 모신다면 존경하지 말래도 저절로 존경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스승의 날(5월 15일)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에 현재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게시글 작성자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은 늘 하면서 정작 교사에 대한 정부기관과 우리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촌지나 받고 있는 무능한 교사'라는 인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헌법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교사는 교육의주체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뜻깊은 기념일로 여겨져 왔던 스승의 날이 오히려 스승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다 못해 차라리 없어져야 할 날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스승의 날’이 꼭 학교 선생님만을 대상으로 하는 날인지 ‘스승의 날’의 의미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교사가 스승일 수도 있지만 모든 교사가 스승이 아닌데 어떻게 학교에서만 이 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 날은 누구나 오랜만에 존경하는 자기 마음의 스승을 찾아보고 감사도 드리고 제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잘 살고 있음을 스승에게 보여주며 기쁨을 주는 그런 좋은 날로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 그런 스승도 못 가진 사람은 제자가 될 수 없으니 당연히 찾아뵐 스승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 제자도 아닌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왜 그리 학교에서 존경할만한 스승이 없다고 비판을 하고 아직도 벌써 사라진 촌지 이야기를 해마다 반복해가며 떠들어 묵묵히 학생들에게 좋은 교사의 본분을 다하면서 제자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 위해, 좋은 제자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교육자들의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겨 교육자의 길에 회의를 느끼게 하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일이다.

스승의 날 제정 취지문에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기쁨을 길러 혼탁한 사회를 정화하자'라고 돼 있는데 그 정신은 실종된 지 오래이고, 피폐해진 교육 풍토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흉한 자화상이 되었다. 이제 스승의 날은 제자들이 자기 마음속의 스승을 찾아뵙고 위로 받고, 응원 받고, 감사드리는 그런 의미 있는 축제로 자리 잡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모든 부모가 부모답게 살지 못해도 자식들이 부모의 고마움을 알고 부모님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낄 때 부모를 찾아뵙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스승으로 모시지 않는 어떤 대상자를 마치 스승의 날에 스승으로 모시고 축하하는 것처럼 어불성설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은 것이다. 내 마음속에 스승을 모시고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그런 행복을 누리고 살 권리가 있다. 이제라도 현재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면 진정으로 배우고자 하는 내 마음을 살펴봐야 한다. 배움의 마음을 열리는 순간 앞에서 걸어가는 걸음걸이 하나가, 봄에 피어나는 꽃 한 송이 하나가, 나에게 건네는 말씨 하나가 모두 깨우침을 주는 나의 좋은 스승이요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바로 잡아주는 끈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를 거치며 나를 불러준 스승, 나를 알아준 스승 등 수많은 좋은 스승을 만났지만 배움의 마음이 닫혀 내 마음에 스승을 찾지 못하고 스스로 불행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때다. 이제라도 배움의 마음을 열어 참 인생의 경험이 많은 사람, 마음 씀이 빼어난 사람, 맑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 선각자로 사는 사람 모두 내 마음의 스승으로 모셔 듣고 싶은 말, 들어야 할 말, 읽고 싶은 글 배우고 되새기는 좋은 제자로 거듭나 스승과 함께 복된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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