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최근 아들과 함께 ‘덕구’라는 영화를 봤다. 어느 시골마을에 사는 70대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 손녀와의 삶을 그린 영화로, 우리 시대의 다문화가정과 결손가정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영화였다. 

최근 조손가정과 다문화가정 해체 급증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만약 건강하게 자라 농촌에 뿌리내린다면 공동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한국 농촌으로서는 큰 희망이자 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부모 없이 조부모에게 맡겨진 조손가정의 결핍이 심각한데다, 국제결혼 가정의 이혼 또한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노령에다 경제력도 없이 손주의 생계와 양육까지 떠맡은 조부모의 궁핍함은 농촌의 아픔의 단면이다. 그러나 결손의 가장 큰 피해는 결국 자녀들의 몫이다. 

이런 결핍과 가정해체는 농촌의 복지·교육 여건이 열악함과 더불어 사회적 관심과 안전망 부재에서 비롯된다. 조손가정에 대한 지원이 예전보다 개선됐다고 하지만 의료비·학비·생활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농촌의 결손가정 자녀 문제는 노인과 아동, 도시와 농촌이 복합적으로 연계된 사회적인 산물이라는 점에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농촌 결손가정 자녀의 복지를 바란다면 값싼 동정이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이들이 건전한 농촌사회 구성원으로 보듬으려는 사회적 배려와 경제적 지원을 위한 제도 장치 보완이 절실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농촌의 결손가정의 자녀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농촌사회 주역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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