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나이보다 젊다고 느끼는 노인이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노인보다 실제 뇌 연령이 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느끼는 주관적 나이와 실제 뇌 나이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담은 '주관적 나이와 뇌 나이의 연관성' 논문을 국제 신경과학 저널 '프론티어즈 노화신경학'에 게재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60∼80대 노인 68명을 대상으로 '실제 나이보다 젊다' 또는 '실제 나이보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지 물었다. 이와 함께 이들의 뇌 나이도 측정했다.

뇌 나이는 598명의 장노년 자기공명영상 자료에서 젊고 늙은 뇌의 특성을 포착하는 '기계학습' 모형을 통해 추정했다. 노화에 따른 뇌 구조의 위축과 변형이 많은 뇌일수록 뇌 나이가 많게 계산된다. 실제보다 젊다고 느끼는 노인 29명은 평균 나이가 70.93세였지만, 뇌 나이는 73.24세로 2.31세 차이가 났다.

실제 나이와 비슷하다고 느낀 노인 19명은 평균 69.58세였는데, 뇌 나이는 75.03세였다.

실제 나이보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 노인 20명은 평균 73.75세였고, 뇌 나이는 77.15세로 3.4세 차이가 났다.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느낀 노인의 실제 뇌 나이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최 교수는 '연구의 통계 분석은 단순히 산술적인 집단 차이가 아니라 회귀분석(인과성을 규명하는 분석)을 통해 얻은 것'이라며 '실제보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 노인들의 뇌 나이가 가장 높게 나온 것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같은 나이라도 어떤 사람은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더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다'며 '주관적 나이가 차이 나는 이유가 뇌 나이와 상관있다'고 분석했다.

'나이가 들고 있다'는 주관적 경험이 실제로 발생하는 자신의 뇌 노화를 자각한 결과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주관적 나이가 많다면 본인의 뇌 건강을 돌보라는 인체의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사람의 노화 과정에는 상당한 개인차가 있었다'며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자신의 몸과 뇌의 노화 상태를 자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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