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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칼럼] 유월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군가에게 빚지고 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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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근 시인·문꽃사 대표
  • 승인 2018.06.12 22:30
  • 댓글 0

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젊은이들
현재의 국가수호 사기진작 위해서
숭고한 넋 새기며 역사의식 기려야

 

 
이병근시인·문꽃사 대표
 온종일 하늘을 찢는 듯 아우성과 비명으로 나가떨어지는 주검이 난무하던 전장에 해거름이 됐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개울을 경계로 대치를 하고 있는 아군 적군의 진영에 누가 먼저 제안 할 것도 없이 잠시 휴전이다. 포성과 총성은 멈췄는데 목구멍으로부터 몰려나오는 쇠소리는 멈출 줄 모른다. 놀라움과 눈물과 흙먼지로 범벅이 된 얼굴로 비로소 응어리진 채 뜬눈으로 죽어있는 옆 전우의 주검을 훑어보지만 울음소리조차 낼 수가 없다.

언제 여기가 기치창검(旗幟槍劍)의 아수라장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지금은 죽음보다 더 깊은 침묵이 흐른다. 온갖 화약연기가 걷히는가 싶더니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무리는 검은 띠를 이루다가 이윽고 붉은 노을이 되어 창공을 물들이고 있다. 병사는 비로소 움츠렸던 어깨를 늘어트리고 붉은 노을에 물들어 있는 자신의 몰골을 실감한다. 병사는 알 수 없는 상념에 싸여 눈길을 모아 핏빛노을만 바라볼 뿐이다. 더 어두워지면 야간전투가 시작 될 것이 뻔하다. 병사는 살아서 아침 해를 볼 수 있을까?

실제 전쟁이 가지는 비참하고 끔찍한 상태는 이 보다 더 처절하겠지만 삶과 죽음이 마구 뒤섞여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전선의 상황은 전후 ‘전쟁문학’ 작품의 소재에서 찾거나 다큐멘터리에 의해 짐작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전장에서 희생한 숭고한 영혼들의 넋을 우리는 짐작으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엄연한 역사의식으로 기려야 할 것이다.

유월은 무거운 달이다. 유월에 살고 우리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고 사는 느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에는 으레 젊은이가 동원된다. 꽃다운 나이에 자유와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검붉은 피를 쏟아내고 불같이 산화한 그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빚을 진 셈이다.
유난이도 유월의 들판은 검붉은 장미로 물들고 있다. 그래서 유월이 되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이유 있는 함성과 조국애의 정열을 익혀야 되고 유월한달 만이라도 엄숙하고 진정한 자세로 ‘유월의 넋’을 기려야 하겠다.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옛 시대서부터 오래되지 않은 가까운 시대에 이르기까지 외세 침략의 전장에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피를 쏟고 사라졌는가. 그도 모자라 극기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하면서 아직도 끝나지 않는 전쟁의 공포를 피부로 느끼며 살아간다. 일제침략으로 인한 민족수난 시기에 나라 안팎에 몸 둘 곳 없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장렬히 산화한 독립투사 자손들의 고통과 6·25 전란의 참극에서 사랑하는 부모자식을 상실하고 또는 이산가족이 돼 그 슬픔이 사라지기는커녕 아직도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대립으로 상봉의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유가족들의 가슴을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6월6일(현충일)은 24절기 중 망종(芒種)이다. 이날은 예로부터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신라 진평왕은 ‘상사서(賞賜署)’라는 기구를 두고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과 전쟁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논과 밭을 내렸다. 진흥왕이 세운 ‘북한산 순수비’는 나라에 충성하고 절개와 의리를 지킨 사람들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세워진 비이며, 기념법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보훈정신과 보훈제도로 인해 나라가 하는 일에 백성들의 신뢰가 두터워서 수많은 화랑이 배출 됐으며 삼국통일의 뿌리가 됐다. 

지금 나라는 남북 화해 분위기로 잔뜩 고조됐다. 어느 세대이든 어느 계층이든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명이며 만족한 성과를 거둬야 한다. 그러나 화해는 싸움이 있었고 멈추지 못하고 서로 가지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을 풀어 없애는 일이다. 싸움의 그 원인은 지울 수도 없고 지워지지 않는다. 혹 더 너그러운 자가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서 용서는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 비극적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유월에 그리고 지금도 뜬 눈으로 나라을 지키는 국군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유월을 상기하자. 모윤숙 시인의 ‘국군은 죽어서 말 한다’ 의 일부이다.

조국이여! 동포여! / 내 사랑하는 소녀여! /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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