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두 후보자를 놓고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기준에 따라 선택하게 될까? 아무리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해도 당신의 뇌는 이미 자기만의 평가 기준을 세워 사람들을 구분한다. 그것도 예전에 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나와 가깝거나 비슷한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과 나누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뿌리 깊게 박힌 사고(思考) 습관이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킨다. 뇌 과학자는 이를 ‘마인드 버그’라고 부른다. 마인드 버그의 습성 탓에 진짜 사실보다 사실로 믿고 싶은 것에 더 끌리기도 한다. 이를 모르면 잘못된 판단을 한다.

역대 최고의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드디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날을 맞았다. 이번 선거를 맞이해서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SNS(사회 관계망)를 기반으로 한 선거운동이 치열했던 반면 TV 토론의 영향력은 줄어든 모양새다.

어느 후보는 고령과 건강 이상설이 나돌자 권투 장갑을 끼고 박주머니를 터트리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반면 TV 토론은 점차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건강한 정책 토론보다 서로를 헐뜯기에 바빠 실망감만 안겨줬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의 허위사실 공표로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고발된 사례가 3,000여건에 이른다.

루머나 허위 정보의 유포 역사는 인류 역사만큼 길다. 그런데 SNS는 일정수 이상의 사람이 뉴스를 공유하면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로 가짜 뉴스 유포가 쉽다. 그뿐 아니라 집단적 양극화와 극단주의도 가짜 뉴스의 확산을 부추긴다. 양극화된 환경에서 뉴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같은 뉴스를 찾으려는 ‘확증 편향’ 경향을 보이고, 획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 

무관심과 가짜뉴스에 호도돼 정당이나 기호만 보고 뽑거나 심지어 아무에게나 표를 던지는 ‘묻지마 투표’가 가장 우려된다. 유권자들이 나서서 옥석을 가려줘야 한다. 방만하고 무능한 지방자치를 만드는 원인이 유권자의 무관심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나의 한표’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증명할 수 있는 6·13 지방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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