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2당 구도’였던 울산 국회의원들의 소속 정당이 6·13지방선거 이후 ‘여야 3당 체제’로 쪼개지면서 지역 현안을 둘러싼 논의가 시급한 상황에서도 한 테이블에 모여 앉기 힘든 모양새다.

현재 울산 국회의원 구도는 민주당 2명에 한국당 3명, 민중당 1명 등 ‘여야 3당’ 체제로, 전반기의 ‘야2당(한국당-민중당)’ 구도보다 한층 복잡해졌다.

여의도에선 당장 이번주부터 후반기 국회 상임위 배분이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은 울산의 산적한 현안사업을 효율적으로 풀기 위해 누가 어떤 상임위에서 활동해야 할지 논의하는 간담회조차 열지 못한 상태다.

실제 울산의 5선 의원이자, 지역 국회의원협의회장인 자유한국당 정갑윤(중구) 의원측은 지난주 각 의원실에 ‘상임위 배분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하니 참석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불발됐다.

당시 강 의원측이 ‘간담회 일정을 하루 전날 일방 통보’한 데 이의를 제기하며 불참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야무야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이 간담회 불참의사를 전달한 데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깊이 패인 한국당 울산시당과의 감정의 골이 배경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울산 정치권 관계자는 “간담회를 갖자는 정 의원측의 요청에 강 의원측이 ‘우리(민주당 의원들)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5월 초 울주군수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울주당협위원장인 자신의 권한이 한국당 시당의 ‘패거리 정치’에 의해 묵살됐다며 한국당을 탈당, 송철호 지지선언에 나섰다. 한국당 울산시당은 울산시당대로 강 의원을 겨냥해 ‘사상 최고의 정치 철새’라고 공개 비판하며 영구제명과 항구적 복당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한국당 독주 체제를 깨고 울산 시장직과 5개 구청장·군수직을 모두 ‘접수’한데다,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를 통해선 ‘민주당 1호 의원’이 등판했고, 강 의원의 민주당 입당도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향후 울산은 집권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의원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들은 전체 16개 상임위 중 동료 의원들과 희망 상임위가 중복되지 않게끔 개별 정보를 파악한 뒤 각 당 중앙당에 상임위 신청을 끝냈다.

우선 한국당에선 5선의 정갑윤 의원이 전반기와 같은 법제사법위원회를, 재선의 이채익 의원도 전반기 때 활동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를 각각 신청했다. 국토교통위 소속이던 재선의 박맹우 의원은 정무위를 각각 희망했다.

또 민주당 입당을 앞둔 4선의 강 의원은 기획재정위를, 울산의 ‘민주당 1호’ 국회의원인 이상헌 의원은 강 의원이 전반기에 활동했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를 각각 요청했다.

아울러 울산 유일의 노동계 지지 국회의원인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 가기를 원했다.

후반기 국회에서 상임위 교체를 신청한 박맹우 의원은 “경제가 활기를 띄려면 시장(市場)이 살아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들어 반(反)시장·반(反)기업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국무조정실을 소관하고 국정전반을 다루는 정무위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길부 의원은 “울산의 현안인 공공병원 건립과 외곽순환도로 건립 사업 등은 결국 예산 문제인 만큼 기획재정부를 관장하는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해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헌 의원은 “북구 강동권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관광진흥법을 개정하기 위해 교문위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조혜정 기자

* 울산지역 의원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신청 현황 (정당 // 의원 / 전반기 상임위 / 후반기 희망상임위)
[무소속]
강길부(울주) / 교육문화체육관광위 / 기획재정위
[민주당]
이상헌(북구) / - / 교육문화체육관광위
[한국당]
정갑윤(중구) / 법제사법위 / 법제사법위
이채익(남구갑)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박맹우(남구을) / 국토교통위 / 정무위
[민중당]
김종훈(동구)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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