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권력의 중심으로 진입한 더불어민주당의 울산 지역위원장이 대폭 교체됐다. 차기 총선 주자의 필수 코스인 지역위원장이 대부분 ‘정치신인’로 채워지면서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내부 균열이 가속될지, 새로운 리더십으로 갈등이 봉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민주당은 울산 6개 총선 지역구 가운데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선정·의결된 △중구(박향로) △남구갑(심규명) △동구(황보상준) △울주군(성인수) 등 4개 지역위원장을 발표했다.

우선 ‘울산 정치 1번지’인 중구의 지역위원장에는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박향로 민주당 대통령 울산대선공약실천단 집행위원장이 선정됐다. 애초엔 시당위원장과 중앙당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며 민주당 울산 표밭을 지켜온 임동호 전 최고위원이 선정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임 전 최고위원은 2002년 열린우리당 남구청장 후보 출마를 시작으로, 시장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조차 치르지 못한 이번 지방선거까지 민주당 한 길을 걸으며 모두 10번(경선 탈락 횟수 포함)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사전에 ‘박향로 내정설’을 접한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중앙당을 방문했지만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구갑은 시장 후보 출마를 위해 지역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심규명 전 위원장이 김승호 전 남구청장 후보를 제치고 남구갑 지역구를 맡게 됐다.

모두 4명이 도전장을 낸 동구에서는 이번에 동구청장 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황보상준 전 예비후보가 이수영 현 지역위원장을 누르고 단수추천 됐다.

울주군 지역위원장 공모에는 성인수 시당위원장과 주형국 현 지역위원장, 김태남·이구섭 두 전직 지역위원장, 윤덕권 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등 무려 7명이 후보로 신청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성 시당위원장이 최종 낙점됐다.

남구을 지역위원장은 결정이 보류돼 추후 다시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고, 북구는 재선거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현역 이상헌 국회의원으로 이미 결정난 상태다.

남구을의 경우 임동욱 직전 지역위원장이 지방선거 이후 산업안전보건공단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위원장 공석 상태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정가에 데뷔한 안도영 시의원, 남구청장 선거에서 탈락한 김지운·박성진 전 예비후보, 정병문 수암신협 이사장 등 4명이 후보 신청을 내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2020년 21대 총선 정국에서 공천권 확보에 유리한 지역위원장 자리에 ‘토박이 당원’들 대다수 배제되자 일부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울산의 지역위원장이 대부분 ‘정치신인’으로 채워져 인적쇄신이 이뤄진 게 사실이지만, 민주당 불모지인 울산을 지키며 오랜시간 당에 기여해 온 인사를 그냥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공직 진출의 여지를 남겼다.

이번 지역위원장 공모에 고배를 마신 한 인사는 “신임 지역위원장의 임기가 총선 때까지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 위원장은 ‘관리형’이고, 총선 전 지역위원장을 다시 공모하는 게 관례인 만큼 재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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