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하면 연상되는 관광상품 아직 없어
‘반구대 암각화' 흥미‧관심 모으기엔 한계
`잘 만든 상징물 하나 열 관광지 안 부럽다’
 상징물 공모로 시민 참여·공론화 거쳐야

김종용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협력홍보팀장

지난 6월에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매년 운영하는 에너지고위경영자 과정 제17기 입학생 및 관계자 약 70명을 인솔해서 스페인 및 포르투갈 연수를 다녀왔다.
스페인 및 포르투갈에 있는 역사적 유물은 우리나라처럼 목조가 아닌 돌로 만들어 진 것이라 오랜 세월이 흘러도 원형 훼손이 거의 없이 잘 보존돼 어느 도시를 가든지 예스런 멋과 정취가 저절로 베어 나오는 고색창연(古色蒼然)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물론 우리나라도 천년 고찰 및 유적지가 있지만 서울 등 대도시에는 한국 전쟁 등의 원인으로 대부분 없어졌다. 그런데 필자는 유럽의 성당처럼 꼭 오래됐거나 중국의 ‘만리장성’ 혹은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크고 웅장해야 관광객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페인의 경우 1882년에 공사를 시작해 설계자인 가우디 사후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준공 예정인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 : 성가족 대성당)’의 경우 매년 수백만명에 달하는 방문객으로부터 받은 입장료로 시설 유지비 및 건축비를 충당한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뉴욕항으로 들어오는 입구 리버티섬(Liberity Island)에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은 프랑스가 1886년에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선물한 것인데 지금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198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프랑스의 경우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 ‘파리 만국박람회(EXPO)’때 세워진 높이 약 320m의 격자형 철탑인 ‘에펠탑(Eiffel Tower)’은 프랑스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연간 수천만명이 보러오는 관광 명소가 됐다.

호주의 경우 ‘오페라하우스(The Sydney Opera House)’는 1959년에 공사가 시작돼 14년 만인 1973년에 준공이 되었는데 현재는 시드니뿐만 아니라 호주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연간 수백만명이 거쳐가는 관광 명소가 됐다.
지난달 6월 13일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힘 있는 공약’을 슬로건으로 내건 송철호 시장은 ‘머무르고 싶은 관광기반 확대’를 공약으로 삼았다.
머무르고 싶은 관광기반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경북 경주하면 ‘불국사’, 경기도 용문하면 ‘천년 은행나무’처럼 울산하면 생각이 나는 상징물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울산은 애석하게도 연상되는 관광 상품이 없다. 물론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반구대 암각화’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울산은 삼한시대 진한의 굴아화촌(掘阿火村)으로 불렸다는 기록이 있고, 1018년(고려 현종 9년) 울주로 개칭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면 올해가 울산의 옛 지명인 울주가 된지 천년이 되는 해인데 이를 기념해서, 스페인 ‘성가족 대성당 ’, 미국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에펠탑’, 호주 ‘오페라 하우스’처럼 울산에도 100년 앞을 내다보는 상징물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울산 `간절곶’은 동북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곶’이고, 울산은 2004년부터 동해가스전으로부터 생산되는 천연가스 및 초경질 원유 때문에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어준 도시이다. 이 두 가지를 모티브(Motive) 삼아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울산을 대표하는 상징물 공모를 하면 전국적인 관심을 끌 것이고, 이것을 토대로 울산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를 거치면 참신하고 좋은 방안이 나오리라 확신한다. 1960년대에 출산 억제 정책으로 만든 표어 중에서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구호가 있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스웨덴에게 1대 0패 · 멕시코에게 1대2패 · 독일에 2대 0승리로 1승 2패로 최종 조별리그 탈락을 했다.
그런데 한국팀 조현우 수문장의 눈부신 선방으로 ‘잘 키운 콜 키퍼 하나, 열 공격수 안 부럽다’라는 신종 패러디 표어가 나왔다.
울산도 ‘잘 만든 상징물 하나, 열 관광지 안 부럽다’라는 말이 나오도록 울주라는 울산의 옛 지명이 시작된 지 천년되는 올해에 반드시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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