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스님을 말하는 속된 표현 중에 ‘땡땡이’니 ‘땡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신라시대 원효스님과 동시대 인물인 대안스님이 구리로 된 발우(그릇)를 땡땡 치면서 돌아다닌 것에서 유래했다. 구리 발우를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중국이나 일본 사찰에서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다. 좌종(坐鐘)이라는 것이다.

스님들은 좌종을 치면서 백성에게 깨침을 주기도 하고, 보시물을 얻어내기도 했다. ‘동냥(動鈴)’이라는 말도 이와 관련이 있다. 즉 동냥의 연원 역시 인도의 탁발 문화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땡중과 비슷한 표현으로 땡추(黨聚)라는 것도 있다. 땡추의 발음이 진화된 것이 매운 고추를 가리키는 말인 땡초다. 땡추란 땡취로 땡땡이 무리, 즉 승려 무리를 가리킨다. 과거 불교가 억압받던 시대 일부 승려들은 떼를 지어 다니며 일종의 광대짓을 했다. 문제가 생기면 무리를 지어 복수를 했다. 

일부이긴 했지만 이들의 공격이 매서워 ‘땡땡이’란 말과 매섭다는 의미가 결합돼 매운 고추를 이르는 말로 변했다는 얘기가 있다.

최근 통도사(경남 양산), 부석사(경북 영주), 봉정사(경북 안동),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 등 전국 7개 산속에 있는 절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이들 7개 산사는 7~9세기에 창건된 천년 고찰이다. 신앙과 수행, 생활의 종합적 기능이 단절 없이 하나의 공간에서 이뤄져왔다. 그 과정에서 형성된 유·무형의 유산들은 소중한 문화재가 됐다. 유네스코 유산 등재는 천년 고찰의 철저한 관리와 보존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절을 지킬 스님이 없다’는 하소연이 들린다.

출가자 급감에다 산사의 자급자족 경영시스템은 무너진 지 오래다. 2000년 528명이던 신규 출가자는 지난해 151명으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 수계자는 55명에 불가해 출가자 공개 모집에 나섰다. 돈과 권력, 여자 문제 등을 둘러싼 출가자들의 일탈행위는 청정한 출가 정신의 후퇴와 승가(출가자 집단)의 세속화와 함께 불교를 위협하는 요소다. ‘땡초’들이 나서 존경과 신뢰를 되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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