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천철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에 야자매트가 깔려있고 케이블타이가 덕지덕지 감겨있다.   
 
   
 
  ▲ 현재까지 35억이 투입돼 조성된 달천철장의 모습. 빈약한 시설과 관리에 주민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철기 문명의 시초로 일컫는 울산 북구의 달천철장 정비사업이 관리동 건립만 남겨둔 채 지난달 준공됐지만 수십억원의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시설, 조경 등의 환경이 빈약해 주민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울산 북구 달천동 달천철장 출입구부터 야자매트가 깔려있는 어색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야자매트 끝 부분은 케이블타이가 덕지덕지 감겨 있었고, 철장 광장으로 올라가는 길 따라 매트가 설치 돼 있었다. 지난 장마 등으로 비에 젖었다가 마른 모습이 그대로 엿보이는 매트는 주변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광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동안 눈에 들어온 것은 잔디밭인지, 잡초밭인지 구분이 어려운 녹지와 듬성듬성 식재돼 있는 나무들,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벤치가 전부였다. 바닥에 쇠부리역사를 이야기 하는 듯한 그림타일도 접촉면이 일부 갈라져 있었다.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된 달천철장 역사공원조성사업이 각종 제약과 예산 문제로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북구는 지난 2015년 7월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보존 및 주변 정비사업으로 사업방향을 전격 변경했다. 이후 1차로 구비 7억 원을 들여 1차 조성사업을 완료했고, 추가로 28억 원을 투입해 관리동을 제외한 철장주변 정리를 완료했다. 남은 10억원의 예산은 관리동을 건립하고 전시실 개념의 콘텐츠를 조성하는데 쓰여 질 계획이다.

그런데 철장 일원에 1km의 순환산책로와 녹지가 형성돼 있다 보니 인근 대단위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철장 주변정리사업을 공원조성사업으로 받아들인 주민들은 철장의 현 모습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요즘 동네 공원도 나무나 파고라 정자 등을 설치해 찾아오는 이들이 만족할 만큼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이에 비해 쇠부리 유적공원은 상징성 있는 곳인다. 주민들이 가벼운 산책뿐만 아니라 여가를 즐기거나 문화공간으로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알차게 채워넣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평했다.

주민 B씨는 “바닥에 깔린 매트가 거적대기를 연상케 했다”며 “오랫동안 깔려 있었는지, 일부는 썩은 것 같아 지나가기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1단계 조성 후 규모에 비해 유적 정비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현실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달천철장에 대한 목적을 받아들이는 입장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공원형태를 모태로 하고 있지만 달천철장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일반 공원이 아니기 때문에 녹지 조성, 벤치설치 등이 주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야자매트는 주민들이 광장으로 이어지는 보행로가 미끄럽다고 이야기를 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잡초도 지난해까지 없었는데, 올해 장마가 지나고 갑자기 우후죽순으로 자라기 시작했다. 당장은 잔디머리를 치기가 힘들어서 놔두고 있는데, 조만간 일정을 잡아 정리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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