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성 안건 남겨둔 상황서 ‘금속산업노사공동위’로 분위기 급랭
금속노조, 사측 참여 확약 요구에 회사 “임금성 안 제시할수 없다”
노조 내부 ‘주간연속 2교대제’ 갈등… 현장조직 교섭장 봉쇄 실랑이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가운데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과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이 막바지 교섭을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막바지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끝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산별 기초 협의기구인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가 막판 변수가 됐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19일 오후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20차(노조기준) 교섭을 열고 4시간여 동안 정회를 거듭하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를 두고 노사가 강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교섭 분위기는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는 산업별 임금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금속노조가 오는 10월 구성하는 협의 기구다.

노조는 회사의 참여 확약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산별교섭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교섭은 여러 쟁점 안건을 처리하고 사실상 임금성 안건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호규 금속노조위원장이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참여 확약을 재차 요구한 데 대해 회사 측이 요구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임금성 안을 제시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파행을 빚었다.

이날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하면서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 전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기 어려워졌다. 20일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에 대한 양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교섭 재개는 불투명하다.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외에도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완성’을 두고도 노조 내부 갈등이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올해 임금협상에 난제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서 현재 하루 8시간 기준으로 1조(오전 출근조)가 5분, 2조(오후 출근조)가 20분 총 25분의 연장노동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를 줄여 완전한 8시간 노동 체제를 주장했는데, 임금 보전과 생산량 유지 등을 두고 노사가 이견을 보였다.

당초 노사는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보다 0.5대를 높이고, 1조 5분 연장근무를 유지하는 대신 임금을 보전하기로 했다. 노동 강도를 조정하고도 발생하는 1만5,720대의 생산량 손실은 회사가 감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장은 싸늘한 분위기다. 실제 이날 일부 현장조직이 교섭장을 막아서면서 집행부와 실랑이를 벌였고, 이 때문에 교섭이 당초 예상보다 2시간 가까이 지연되기도 했다. 전날에도 현장조직이 교섭장을 봉쇄하는 등 표면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현장조직들은 노동 강도가 높아지면 안전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집행부 일부가 사전 협의하고 사업부 대표만 참여하는 고용안정위원회가 꾸려지면 현장 대의원의 협의권이나 조직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차라리 현 체제를 유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임금체계 개선,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별도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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