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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종소리와 가시
19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PDF
  • 이여원 시인
  • 승인 2018.08.07 22:30
  • 댓글 0

손끝에 가시가 박히고
가리키는 곳마다 아프게 하기를.

넝쿨모양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엉켜서 우리는 열 개의 가시를 꼭 움켜쥐고 불화한 시간들을 나열하며 하나의 가시를 뺄 때마다 손끝에선 원수진 사람의 혈액형으로 피가 흘렀다.

기다리다 지치면 산이 바다가 되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봄이 되면 가시들도
물이 올라 통통해지고 온순해진다.

가시들이 책 속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
깨진 창문에서 빛이 꽃처럼 떨어졌다.
어떤 질문을 섞었는지
너는 알고 나는 모른 척 할 것이다.

상처 난 사건들의 흉터를 매만진다. 그리고 홍수처럼 떠내려가기도 하고 나무 꼭대기 위에서 까치가 크게 웃는 날도 있었다. 무서운 것은 무심해지는 것. 가시를 꽃으로 키우면 되는 것이다.

손가락질을 받고서라도
가끔은 가시처럼 살고 싶을 때

아무도 건들이지 못하는 가시덤불처럼 가을의 독 오른 가시처럼 살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날마다 가시가 종소리처럼 피어난다.
 

 

이여원 시인

◆ 詩이야기 : 세계 밖의 세계 그 끝에 있는 진짜 세계에 대해 젖은 생각이 뭉텅 들어있다. 젖은 옷이 마르자 뜨거운 햇살이 한 가득 옷 속에 숨어들었다. 아기 냄새 나는 여름이다.
◆ 약력 : 경남 진주 출생. 201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등단. 2015년 시흥문학상 대상 수상. 2018년 아르코창작기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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