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대구·울산 주취자센터 "7월 이송 크게 줄어"

올해 여름 그칠 줄 모르는 폭염에 술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주취자 수가 확 줄었다.

무더위가 애주가들의 술 생각도 날려버린 셈이다.

역대 최장 폭염특보 일수를 갈아치운 울산과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특히, 주취자의료응급센터로 이송되는 사람이 감소했다.

12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올해 7월 한 달 울산 주취자의료응급센터에 이송된 사람은 모두 81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96명보다 15명(15.6%) 줄어든 것이다.

하루 평균 이송자 수는 3.1명에서 2.6명으로 감소했다.

울산에서는 낮술을 마시고 주취자의료응급센터로 이송된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주취자 이송 시간대를 살펴보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려 온 사람은 모두 7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 같은 시간대 모두 23명이 이송된 것과 비교하면 15명(65.2%)이나 감소했다.

대구의 올해 7월 이송자 수는 10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41명보다 34명(24.1%) 줄었다.

낮인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사이 이송자 수는 올해 44명, 지난해 50명으로 6명(12%) 감소했다.

이송자 수가 줄어든 것은 역대급 무더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날씨도 더운데, 술까지 마시면 몸에 열이 오르다 보니 아예 술 자체를 안 마시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라며 "이 때문에 상습적으로 병원에 이송되던 주취자도 다소 줄었다"라고 말했다.

울산 중구의 한 편의점 업주는 "낮에 소주나 맥주를 한, 두 병씩 사 가거나 편의점 앞 간이 의자에서 술을 마시던 동네 아저씨들이 올여름에는 지난해보다 많이 사라졌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지난달 11일 울산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이후 31일까지 울산의 평균 최고기온은 33.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8도보다 1.8도 높았다.

폭염특보 연속 일수는 한 달을 넘겨 역대 최장기록이다.

같은 기간 대구의 평균 최고기온은 36.6도로 지난해 33.2도보다 3.4도 높았고, 최저기온은 26도로 지난해 23.7도보다 2.3도 올랐다.

지난달 27일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28.6도를 기록해 기상관측 이후 최고를 찍었다.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16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 밤낮 가릴 것 없이 더웠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7월의 주취 이송자 감소 폭이 다른 달의 두 배 수준"라며 "무더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취자의료응급센터는 술을 마시고 쓰러지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을 경찰이나 소방 구급대가 이송해 오는 곳으로 서울, 경기남부, 대구, 인천, 울산 등에 11곳이 개설돼 있다.

경찰관이 주취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상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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