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화학(주), 노조파업에 ‘직장폐쇄’ 맞불
‘단협해지’ 고강알루미늄, 노조 “울산시가 나서달라”

   
 
  ▲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화섬연맹 울산본부는 13일 남구 매암동 미원화학 정문 앞에서 사측의 직장폐쇄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성만 기자  
 

‘노동존중’을 내건 울산지역의 사업장 곳곳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단체협약을 체결하자며 신생노조가 벌인 파업에 직장폐쇄 카드를 꺼내드는가 하면, 경영위기를 이유로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회사도 있다. 지역 노동계는 노조 탄압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분황, 황산 계면활성화 등을 생산하는 미원화학(주)는 13일 울산 남구 매암동 울산공장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직장폐쇄는 회사가 노조의 쟁의행위(파업)에 대항해 노동자의 노동을 일시적으로 거부하는 것으로, 노동자는 임금을 받을 수 없고, 허가 없이 사업장에 출입할 수 없다. 회사는 공고문을 통해 이날 오전 9시부터 쟁의행위를 종료할 때까지 직장폐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이번 결정은 지난 5일부터 노조가 벌인 파업에 대응한 것이다.

올해 2월 설립된 노조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지난 3월부터 회사와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파업에 나서면서도 회사에 적극적인 교섭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이날까지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달라는 공문을 지난 11일 회사 측에 전달했다. 노조 측의 요구에 회사의 답은 ‘직장폐쇄’인 셈이다.

이날 오후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식품노조 울산지부 미원화학지회는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법적인 파업 중인데도 회사가 직장폐쇄를 한 것은 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이라며 “최근 황산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가스유출사고로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를 명령했는데 가동중단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의 직장폐쇄 중단과 적극적인 교섭 의지를 촉구하며 철야농성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화학섬유식품노조 울산지역본부 등도 연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4시에는 민주노총 산하 지역 노동계가 집결해 투쟁전선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울주군의 중견기업 고강알루미늄은 회사가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는 지역 노동계는 정치권의 동참도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경영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단체협약 해지를 철회하라”며 “송철호 울산시장과 시의회도 책임있게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는 노골적으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든지, 임금삭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경영위기라면 회사는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밝히고 노조의 이해를 구하고 서로 힘을 합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데도, 회사는 노사간의 약속인 31년차 단체협약을 일방 해지하고 노조 파괴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송철호 시장과 황세영 시의회 의장에게 현안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회사와 교섭을 통해 기본급 20% 삭감과 임금성 복지안 폐지 등을 담은 자구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최근 회사가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노조는 회사의 대화를 요구하며 파업, 상경투쟁 등을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물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등과도 연대해 투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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