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전국 253개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에 들어가 본격적인 당 조직 정비에 착수한 가운데 초·재선의원 14명이 당협위원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의하고 사퇴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재창당 수준의 혁신 촉구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며 개혁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지방선거 패배에 반성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해 자기희생을 담은 전면적 쇄신을 촉구한다며 이를 위한 실천적 노력으로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백의종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정책 실패로 국내외적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한국당에 있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뼈를 깎는 쇄신과 혁신 노력을 실천적으로 시작하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혁이든 혁신이든 시작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내려놓는 것이어야 한다며 재창당 수준의 개혁과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이들이 강조한 ‘가진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은 지금 한국당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에서의 당협위원장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보니 1년 임기인데도 불구하고 한번 당협위원장을 맡으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내려놓지를 않는다. 고인물은 썩을 수 밖에 없다. 한국당의 개혁의 핵심은 밑으로부터의 혁신이 아니라 권력의 중심에 있는 국회의원들과 고위 당직자들부터 혁신이 이뤄져야 국민들이 신뢰를 하게 된다. 특히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협위원장 임기제를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당협위원장을 내려놓을 지는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져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은 아직도 한국당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총선에 나서는 것은 또 다시 패배의 잔을 마시는 것과 같다. 한국당이 새로운 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움직일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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