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베라크루즈 이후 명맥이 끊겼던 대형 SUV 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다. 사진은 내달 양산을 앞둔 팰리세이드의 밑그림 ‘그랜드 마스터 콘셉트카’. 현대차 제공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대형 SUV 시장을 잡기 위한 완성차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때 ‘덩치만 크고 기름 많이 잡아먹는 차’로 여기던 대형 SUV가 넉넉한 실내공간과 풍부한 편의사양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다음달께 신형 대형 SUV 가칭 ‘팰리세이드’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팰리세이드는 올 봄 부산국제모터쇼에 등장한 ‘그랜드 마스터 콘셉트’를 바탕으로 7인승 또는 8인승으로 출시된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2015년 ‘베라크루즈’ 단종뒤 3년 만에 다시 대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코나’를 출시하며 소형 SUV로 라인업을 확장한 현대차가 이번에는 팰리세이드를 통해 대형 쪽으로 SUV 모델을 다양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도 내년 상반기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본사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트래버스는 전장이 5m가 넘는 7인승 또는 8인승 SUV로 대부분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일부 물량을 수입하려는 것이다.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은 올해 8월 디자인을 세련되게 다듬고 편의사양을 강화한 2019년형 모델을 내놓았다.

국내 SUV 최초로 손을 대기만 하면 도어를 열거나 잠글 수 있는 ‘터치센싱 도어’를 적용했고, 뒷좌석 팔걸이와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컵홀더도 추가됐다.

경쟁 모델인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도 이달 초 2019년형이 새로 출시됐다.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인 ‘카카오i(아이)’를 탑재해 내비게이션의 검색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였고,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주행 중 후방영상을 제공하도록 개선됐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은 2008년 리먼쇼크를 기점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고유가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판매보다 명맥을 유지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2015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SUV 인기가 치솟으면서 반전을 맞았다. 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기아차 모하비는 2016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이며 인기를 모았다. 쌍용차 역시 지난해 2.2리터 엔진을 앞세운 3세대인 G4 렉스턴을 선보인 바 있다.

내수시장에서 대형 SUV의 비중은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약 2% 정도다. 그중 G4 렉스턴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 시장의 절대 규모는 작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형 세단처럼 넓은 공간과 첨단 편의 장비를 갖춘 SUV를 찾는 고객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차량 경량화 기술이나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의 진전 등으로 과거와 견줘 연비도 대폭 개선되면서 경제성도 좋아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형 SUV 고객 중 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상당수 있다”며 “아직 국내 대형 SUV 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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