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 증가 추세
반려인·비반려인 화합하려면 펫티켓 준수해야
성숙한 동물복지 지향하는 울산으로 거듭나길 

민철희 울산시 일자리경제국 농축산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가 천만을 넘고 이제는 어디를 가나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 나오는 시민들을 쉽게 마주치게 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산책을 나가 예쁘게 잘 꾸민 강아지라도 만나게 되면 가는 걸음을 멈추고 한번 만져보기도 한다. 주인과 산책 나온 강아지도 기분이 좋은지 마냥 꼬리를 흔들고 달리고 주인도 이내 따라 달려간다.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동물의 총칭. 한국에서는 함께 사는 개를 ‘반려견’, 고양이는 ‘반려묘’라고도 표현한다. 반려라는 의미는 1983년 10월 27~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됐다. 동물 행동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의 8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였다. 이전까지 사용했던 애완동물이라는 말에는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는 가장 큰 이유는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1~2도가량 높다. 안으면 따뜻할 뿐만 아니라 포근한 털이 있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준다. 또한, 반려동물은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병원에서 76명의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료 도우미견과 함께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 등에서 현저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도 1인 또는 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 또한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고령화와 미혼 인구의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반려동물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인구가 점점 늘면서 이웃과 다툼문제도 늘고 있다. 키우던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학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목줄을 착용하지 않거나 배변을 치우지 않는 일부 반려견주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반려동물 양육인 스스로가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과 동행 시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중도덕인 ‘펫티켓(pet+etiquette의 합성어)’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여전히 있는 편이다. 가끔은 산책 나온 반려동물끼리 시작된 싸움이 주인들간 다툼으로 확대되는 등 여전히 사회적 갈등이 빈번하며,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은 사람간의 소통 부재 역시 확연하다. 

가끔씩 언론에 등장하는 반려동물 관련 사건사고를 보면 동물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다든지 아님 더 큰 피해를 준다든지, 때로는 사람들의 동물학대로 상처받은 동물들의 이야기로 부각된다. 최근에는 길고양이에게 쥐약 묻힌 닭고기를 준다든지, 산책로에 못 박힌 강아지 간식이 발견되는 등 동물학대 행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인간이 누리던 문화적 혜택을 반려동물도 같이 공유하는 시대가 왔다. 올해 울산시는 반려동물 문화축제를 지난 11월 4일 태화강 둔치에서 개최했다. 반려인들과 반려동물들은 무료 건강검진도 받고, 놀이터와 체험프로그램도 즐기면서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갔다. 

행사장을 찾은 반려인들은 하나같이 목줄과 배변봉투를 휴대하고 즉시 배설물을 수거하는 수준 높은 펫티켓을 보였다. 이제는 어느 곳이든 이러한 광경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걸 보면 반려인들의 의식 또한 많이 개선된 듯하다. 이같은 축제를 통해 울산이 한층 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정착과 동물복지를 지향하는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작고 나약한 생명인 동물도 인간과 함께 행복하게 커나 갈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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