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불법 노무관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노사업무 전담 조직을 폐지하고 인력을 대폭 줄이는 등 노사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조직개편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5일 부문급 노사업무 전담 조직인 ‘노사부문’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노사협의희 등 노동조합과의 업무 협의를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경영지원 조직에서 수행하게 된다. 담당 인력도 기존 33명에서 6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최근 불거진 ‘불법 노무관리’ 의혹으로 대내외적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치는 취임 첫날부터 노조와의 소통을 강조해온 한영석 사장이 직접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노무관리’ 의혹에 대해 노조가 파업까지 단행하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촉구한 데 대해 회사가 응답한 것이다.
최근 한영석 사장은 박근태 노조지부장을 찾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조선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조와의 협력과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한 사장이 이어지는 갈등 국면을 해결하고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해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임단협을 하루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도 일정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노사부문 폐지는 우리나라 노사문화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포함해 회사는 앞으로도 상생하고 협력하는 미래지향적인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이번 조치에 대해 노조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수차례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는데도 회사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조직개편 등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이번 조치와 노조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계속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는 올해 임단협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최근 매일 실무교섭을 진행하면서 쟁점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앞서 회사가 2016년부터 최근까지 노조원의 성향을 분석하고 노조 선거 등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폭로되면서 고용노동부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예정된 대의원 선거 일정도 연기하고, 파업을 벌이며 회사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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