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옛 소련이 사할린 상공에서 대한항공 007편에 미사일을 쏘아 격추시켰다. 승객 240명과 29명의 승무원 등 269명을 태우고 뉴욕에서 김포로 오던 정기 여객기 대한항공 007편은 8월 31일 밤 9시 58분 중간기착지 앵커리지 공항을 이륙한 직후 조금씩 우측(북쪽)으로 항로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련 영공을 침범해 세시간 가까이 비행했다. 일본에 있던 미국 첩보기관은 무선교신 감청을 통해 일본북부에서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으로 들어간 뒤, 행방이 묘연했던 이 비행기가 소련 대공부대에 의해 격추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런 사실은 소련전투기 조종사가 “목표물 격추”라고 보고하는 것을 감청하는데 성공했기에 밝혀졌다.

애초 소련정부는 격추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 비행기가 미국과 한국의 사주를 받아 첩보활동을 위해 소련 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에 격추 시켰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이 사건은 수많은 음모론을 양산하면서 전세계가 떠들썩했다. 이후 미 군당국은 GPS(위성항법장치)를 본격 상용화했다. 대한항공기가 소련 영공을 침범했는지가 큰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GPS라는 명칭은 미국이 1978년 군사용으로 개발한 글로벌 위성항법장치(GNSS)를 의미한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이나 순항 미사일의 정확한 폭격을 위해 개발했다. GNSS는 우주공간에 쏘아올려진 위성에서 궤도정보와 시간정보를 보내면 이를 토대로 지상 수신국이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GNSS를 운용하려면 최소 4개의 위성이 필요하다. 이중 3개 이상의 위성이 정확한 시간과 범위를 측정한 뒤 삼각점의 위치를 구하는 삼변 측량기법으로 위치를 파악한다. 3개 위성이 각각 측정하는 세개의 범위가 서로 교차되는 지점이 수신기의 위치가 된다. 나머지 1개 위성은 오차를 수정한다.

아무리 ‘길치’라도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맵 서비스에 주소나 명칭을 입력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원하는 곳으로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렇게 편리한 생활이 가능한 건 40년 전에 개발한 GPS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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