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높아지며 끼니보단 삶의 질에 주목
심신 ‘치유관광’ 미래관광 키워드 급부상
산․바다 어우러진 북구 워라밸 선두 기대

손정미 북구보건소장

오늘을 사는 우리는 불안하다. 세대·남녀 간 갈등을 비롯해 극심한 이념 갈등이나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빈부 갈등 등 여러 모양의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불안이 가중된 상황에서는 필연적으로 정신질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6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만 18~64세 성인의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5.4%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성인 평균 4명 중 1명은 한평생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다. 또한 알코올 사용 장애와 니코틴 사용 장애를 제외한 정신질환 가운데 불안장애가 9.3%로 10명 가운데 1명은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우리나라도 30~40년 전 보릿고개를 넘기며 굶주리며 살던 시대에는 그냥 하루 세 끼 제대로 먹고 살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쉼 없이 일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3만 달러에 가까이 이르게 되자 삶의 질(質)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 그래서 웰빙(Well-Being)이 등장하고 나아가 내츄럴빙(Natural-Being)을 추구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이러한 배경과 필요성에서 발전한 개념인 ‘치유관광’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미래관광의 ‘Hot keyword'로 제시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momentum)을 가진 대안관광으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의 북구는 교통 환경과 도·농의 요소가 조화롭고 산림자원이 풍부하며, 천혜의 강동 해변을 보유하여 힐링을 위한 최적의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북구만의 힐링·치유관광 상품 및 프로그램 개발은 궁극적으로 북구 더 나아가 울산 전체의 관광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사회적 흐름이 정신건강과 관련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추세로 개인과 사회의 정신건강 증진 및 치유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제공이 요구된다.

얼마 전 2018년 창의정책모임의 주제였던 ‘힐링 & 치유관광’ 분야의 선진지를 벤치마킹해 우리 구만의 차별화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이탈리아로 견학을 다녀왔다. 견학지로 이탈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관광 산업의 성장세는 전체 경제를 자극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기대하는 이탈리아에서 여행·관광업이 국내 총생산의 10.2%를 차지하고 고용에서도 11.6%를 차지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고, 최근 핫한 슬로(slow)투어를 체험하기 위해 시골 지역에 체류하는 관광객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유명 관광지와 더불어 관광지의 다변화도 이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은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로 대표되는 산업 및 관광정책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북부는 문화유적과 연계되는 산업관광이 중심이라면, 남부는 휴양도시 이미지 메이킹으로 해양도시와 어울리는 다양한 레저스포츠, 문화자원을 이용한 힐링관광이 중심인 듯 보였다. 다양한 힐링치유 시설들이 공존해 이탈리아 남부로 통칭되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각인 될 정도였다.

하루에 3만보씩을 걸으며 이탈리아의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 본 이번 여행으로 동해안 남북쪽으로 이어지는 멋진 강동해안, 강동사랑길, 무룡산, 달천 편백숲 등을 가지고 있는 우리 북구의 인프라 특히, 무룡동 산림복합단지의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활용해 주민과 여행객들의 정신·신체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힐링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도시의 이미지에 자연을 더한 관광자원을 이용해 쉬고, 즐기고, 휴식하며 일상에서 얻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시 에너지를 가득 충전해 삶의 여유와 이유를 찾도록 돕는 것이다. 무룡산 숲을 이용한 힐링공간 조성과 강동 지역 해양 환경을 배경으로 보고 듣고 쉬는 코스를 개발해 접목한다면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하는 관광산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건강증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여기가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최고의 명소가 될 수 있다는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나는 지금 울산광역시 북구가 워라밸 선두 지자체로 자리매김하는 미래를 그려본다.
“생생북구!” 우리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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