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배관 찌꺼기로 단면 줄어, 배관 압력 상승
맹추위 속 온수관 또 다른 파열, 시간 문제
일산·부산·목동·안산 잇단 사고로 우려가 현실로
난방공사 "내년 1월까지 재발방지대책 마련 시행"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열수송관 파열 사고에 이어 안산시에서도 열수송관이 파열되면서 추가 사고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내년 3월말까지 사고 위험구간에 대한 보강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사고 가능성은 여전히 배재할 수 없는 상태다. 

공사가 완료되는 3월 이전 난방 수요가 몰리면서 온수 공급이 많아져 피로도가 높은 낡은 배관이 언제 어디서 또다시 파열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고와 관련해 초유의 사고 유형이라면서 철저한 대책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내년 1월말까지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 및 후속 조치방안 수립, 안전관리 강화 등 종합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난방공사는 또 내년 3월말까지 위험구간 443개 지점에 있는 열수송관을 모두 보강 또는 교체할 계획이다.

하지만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 노후한 열수송관 파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절기에는 온수를 난방으로 사용하는 가구가 많아 공급 압력이 높아지는데 낡은 배관일수록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파열된 백석역 열수송관은 온수예열공법으로 시공돼 연결구간 용접덮개가 설치돼 있고, 용접부위의 내구성이 낮아져 사고로 이어졌다. 

열수송관은 16㎏/㎠의 내부 압력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는데 온수가 공급될 때 압력은 최소 5㎏/㎠에서 최대 14㎏/㎠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석역 열수송관의 경우 1991년 매설됐다. 설치한지 27년이 지나 용접 부위가 녹슬어 엄청난 압력을 이지기 못하고 파열된 것이다. 

그런데 백석역 열수송관과 동일한 공법으로 시공된 443개 지점의 약 80%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원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은 “노후 배관의 경우 찌꺼기가 끼어 관의 단면이 줄어들게 된다”며 “온수의 압력은 일정하게 가겠지만 단면이 줄어든 배관의 압력이 높아져 약한 부분이 터질 수 있는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라고 말했다. 

최근 열흘 사이 경기도 일산, 부산, 서울 목동, 안산시에서 온수관 또는 열수송관 파열 사고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12일 오후 8시35분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푸르지오 3차 아파트 인근 지하에 매설된 온수관이 터져 1130여 세대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겼다. 

앞서 11일 서울 목동 아파트 인근에서도 매설된 온수관이 파열돼 17시간 동안 1882가구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에 앞서 5일에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매설된 온천수 관로가 터졌고, 전날에는 경기도 일산 백석역에서 온수관 파열로 6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온수관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 관로는 686㎞로 전체 32%에 이른다.  

또 15~20년 된 관로는 322㎞(15%), 10~15년은 관로는 359㎞(16%), 10년 미만은 797㎞(37%)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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