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그대로 168개 국가서 타사 사용자와도 무료 통화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전 세계 168개 국가에서 수신·발신 음성통화 로밍 요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17일부터 자사 데이터로밍 요금에 가입하면 해외에서 음성 로밍 통화를 요금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애플리케이션 'T전화'를 이용하면 해외에서 한국으로 발신하는 통화와, 한국에서 걸려온 통화 모두 무료다. 미주패스 30일간 데이터 3GB(3만3천원)·6GB(5만3천원), 유럽패스는 데이터 3GB(3만9천원)·6GB(5만9천원), 아시아패스는 5일에 데이터 2GB(2만5천원) 등 데이터 요금제를 가입하면 된다. 통화에 사용되는 데이터 이용량은 차감되지 않는다.

해외에서 카카오톡 음성통화를 이용하면 데이터가 차감되고 앱 회원 간만 통화할 수 있지만, T전화 로밍은 모든 유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차감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로밍 고객이 T전화를 이용하면 통화 상대방의 가입 통신사도 상관없고, 상대방은 T전화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KT[030200] 고객이 미국에 있는 SK텔레콤 고객에게 전화하면 SK텔레콤 고객은 통화 요금이 무료이고, KT 고객도 국내 고객에게 발신하는 것과 동일한 요금을 낸다.

고객이 현지에서 현지 식당, 숙소에 전화하거나 함께 여행 온 일행과 통화하는 요금도 무료다.

데이터로밍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해외 와이파이 환경에서 T전화를 이용하면 동일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라면 현지 데이터망 이용에 따른 이용료를 내야 한다. 종량 데이터 이용 시 일 상한 5천원(패킷당 0.275원·약 18분 통화 가능)이 한도다.

고객은 무료 음성 로밍을 이용하기 위한 별도 가입 없이 최신 버전의 T전화를 구글 플레이스토어 혹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 이용하면 된다.

이번 '로밍 혁신'에는 해외 데이터망과 국내 음성 망을 연동하는 기술이 도입됐다.

해외 로밍은 현지 국가망(해외망),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국제망, 국내망 등 3개 구간으로 이뤄진다. 기존 음성로밍은 해외·국제 구간에서 음성망을 이용했지만, SK텔레콤은 해당 구간에서 T전화에 데이터망을 이용하는 mVoIP(mobile Voice over IP) 방식을 도입해 원가를 절감했다.

SK텔레콤은 로밍 통화 품질도 대폭 향상했다. 자체 조사 결과 T전화 기반 로밍은 음성통화 품질, 통화 중 음성 전달 속도가 기존 로밍 대비 평균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화 연결 시간도 평균 5초에서 1초 이내로 80% 이상 단축됐다.

이날 SK텔레콤 기자실에서 SK텔레콤 직원이 일본 도쿄에 있는 다른 직원에게 일반 로밍, T전화 로밍을 이용해 동시에 전화를 걸자 T전화가 통화 연결에 걸리는 시간이 5초 이상 빨랐다. 전화 상대방이 동시에 '하나, 둘, 셋'을 말했는데, T전화 로밍 말소리가 먼저 들리고 일반 로밍 소리가 뒤따르는 식이었다.

김남호 SK텔레콤 로밍사업팀장은 "해외에서 음성 이용자나 사용량이 지속해서 줄어왔지만, 음성에 대한 수요가 없던 것은 아니다"며 "매출은 다소 줄겠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현지 유심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쓰는 고객을 로밍으로 돌리기 위해 혁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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