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미 기자

서울 지하철 8호선의 암사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면서 종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떠들썩했다. 사건 당시 모습은 수많은 목격자들의 휴대전화에 담겨 온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르며 도심 한복판을 휘젓는 피의자의 모습은 섬뜩했다.

생생한 영상과 목격담을 들여다보다 문득 몇몇 댓글에 시선이 내리꽂혔다. “저기에 여경이 있었어봐라.” 피의자가 흉기를 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여경의 역할에 회의적인 시선과 여경에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낯설지 않은 반감이다.

수년 전 형사과의 ‘여경’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정중하게 거절을 당한 적이 있다. 자신은 여경이 아니라 ‘형사’라는 것이다. 여경이라는 이유로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름’과 ‘편견’, ‘불편’ 등의 불필요한 시선도 뒤따라오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 여경을 위로하며 돌아섰던 기억이 있다.

올해 순경 공채 선발인원이 발표됐다. 1차로 남자 1,041명, 여자 396명으로 여경 비율이 역대 최고라고 한다. 정책적으로도 여경의 비율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경찰 조직에서는 남녀 혐오는 보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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