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 뱃속 페트병… 향유고래가 삼킨 플라스틱…
어민 어업중 건져 올린 바다 쓰레기 다시 버리기 일쑤
하루빨리 ‘바다 쓰레기 처리비용 지원’ 조례 제정돼야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지난해 11월 아귀 배 속에서 500ml 페트병이 분홍빛 위장 속에서 나왔다. 그에 앞서 인도네시아 해변에서는 죽은 향유고래 배 안에 플라스틱 컵 115개, 샌들 2개 등 플라스틱 쓰레기만 6kg이 나왔다. 또 코에 빨대가 꽂힌 거북이나 바닷새 배 속에서 수백 개 플라스틱 조각이 나오는 등 바다생물들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소식들은 연일 뉴스를 타고 있다.

일본 교토 동쪽 끝인 아마노하시다테(天立橋)에서는 한국 바다 쓰레기들이 도착하는 곳으로, 한국 대학생들이 우리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자주 온다고 했다. 우리 해변에도 중국 글씨가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나 두리안 껍질 등 동남아시아 쓰레기들이 파도에 떠밀려 온다. 바다 쓰레기는 멀리 떠내려가거나 바다에 가라앉는다. 이 쓰레기는 450년 이상 되어야 분해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분해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될 수도 있다. 심해로 들어간 쓰레기는 영원히 그대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한편,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고기를 잡으러 나간 그물에 고기보다 각종 바다 쓰레기들이 더 많이 올라오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런데 항구로 들어오는 배중에 쓰레기를 싣고 들어오는 배는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고기를 골라내고 다시 바다로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져오면 톤 당 160만원에서 200만원을 들여서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쓰레기라도 염분 때문에 재활용도 그냥은 안 되어 폐기 처분해야 한다.

이에 지난해 7월 30일부터 4개월간 해양수산부는 먼 바다에서 조업하면서 건져 올린 심해 쓰레기를 부산, 여수, 제주 한림지역 항구로 가져오면 국가가 폐기물처리비용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보편적인 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

지금껏 장생포항이나 온산항, 울산항을 중심으로 연안이나 항구 내 쓰레기는 수거해서 해양환경공단에서 처리해 왔다. 정자항을 출항하거나 방어진항 등에서 출항해 조업하는 배들의 그물에서 올라온 바다 쓰레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이제라도 미래를 위해 바다를 살리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민들이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수협과 해양수산청, 해양관리공단과 울산광역시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을 통해서 어민들이 가져온 쓰레기 처리를 지원해야 한다. 쓰레기만을 처리할 것이 아니라 어업 행위를 하면서 생긴 쓰레기이지만 싣고 들어오는 것은 연료가 소모되고 쓰레기양만큼 고기를 싣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쓰레기양만큼 연료비 보상이 따라야 한다. 어종이 풍부하고 고래까지 있는 울산 바다를 살려내는 쓰레기 수거 처리 조례제정은 시급하다.

한편, 바다쓰레기에는 육지 쓰레기가 대부분이다.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시민들도 외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자연에 투자하는 것은 바다 환경이 깨끗하게 되면 플라스틱이나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위험도 줄고 해양생물의 서식공간이 많아지면 싱싱한 생선을 먹을 수 있어 직접적으로 생활에 도움도 된다. 바다 쓰레기 중 하천 상류에서 떠내려간 쓰레기들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사실이다. 먼 옛날부터 하천상류에서는 하천에 쓰레기를 버리면 물이 깔끔하게 치운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그런 일들이 많다. 따라서 상류쓰레기 투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수거와 분리수거에 따른 보상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시민들과 함께 어민들도 스스로 나서야 할 때다. 예전 폐어구나 엔진오일 교환 기름이나 부속을 바다에 버리고 오는 어민들도 많았던 시절도 있었다. 바다 쓰레기의 대부분이 폐어구들로 인해 어로행위도 어렵고 바다생물들이 어려운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플라스틱쓰레기 위험성을 알고 바다로 간 쓰레기는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플라스틱과 바다쓰레기가 재활용이 활발하게 되도록 기술개발 및 산업화가 필요하다. 플라스틱이 돈이 돼야 바다로 갈 플라스틱이 없어질 수 있다. 바다를 살려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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